[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27일 한국시리즈 2차전을 1시간 앞둔 가운데 대구구장의 1루 더그아웃에 민병헌이 배트 한자루를 들고 앉았다. 그리고 그는 평소처럼 정성을 들여 배트를 손질했다.
하루 전날 뼈아픈 역전패에 그는 그저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바른 답변’만 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우리도 잘 치는데 삼성은 더 잘 치는 것 같다. 1번부터 9번까지 호락호락한 타자가 없다. 얼마나 더 잘 쳐야 하는 거야.”
한 번을 졌지만 세 번을 더 져야 끝나는 승부. 포기란 없다. 민병헌은 “이래야 재미있잖아. 만약 이렇게 (역전)우승을 하면 그 재미와 기쁨이 더 크지 않을까”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오늘 내가 정말 칼을 갈았다“라고 투지를 불태우더니 ”그런데 못 치면 어쩌지”라며 멋쩍게 웃었다.
그가 자신하는 이유는 나름 있었다. 민병헌은 삼성의 선발투수인 장원삼을 상대로 타율 4할(10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매우 강했다.
↑ 두산의 민병헌이 27일 한국시리즈 삼성과 2차전에서 5회 2사 만루서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구)=곽혜미 기자 |
장원삼과 니퍼트의 팽팽하던 투수전은 5회초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 2사 3루서 김재호가 깨끗한 좌전안타로 오재원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틀 연속 두산의 선취 득점.
하지만 전날 5-0과 8-4 리드를 못 지켰던 두산이다. 제 아무리 마운드에 니퍼트가 버티고 이다 해도 1점 차는 불안했다.
두산은 허경민과 박건우의 연속 안타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날 처음으로 모든 베이스에 주자가 동시 나갔다. 장원삼은 박건우의 타구에 왼발을 맞았으나 통증을 참고 마운드 위에 서있었다.
타석에 선 건 민병헌. 이번에는 달랐다. 장원삼의 130km 체인지업을 쳐 우전안타를 날렸다. 그 사이 주자 2명이 홈을 파고들었다. 스코어는 1-0에서 3-0. 장원삼과 삼성을 울리는 한방이었다. 두산은 김현수의 적시타까지 터지며 스코어를 4-0까지 벌렸다.
쐐기타도 민병헌의 몫. 두산은 5회 일순간 폭발하며 4득점을 했으나 좀 더 안전장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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