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멀쩡한’ 삼성 타선은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화력을 뽐냈다. 11안타 2홈런 4사사구로 9점을 뽑았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 최다 득점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그리고 난타전 끝에 두산을 이겼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1차전 내용 및 결과에 따라 타순 조정을 고려했으나 ‘한 번 더’를 외쳤다. 2차전 타순은 동일했다. 전날의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중이 담겨있다. 하지만 모든 게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니다. 몇몇 부분은 류 감독의 고심이 담겨있다.
4번 최형우-5번 박석민-6번 이승엽, 이 중심축의 분발을 바랐다. 이 3명은 1차전에서 12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3득점을 올렸다. 박석민이 4회 추격의 불씨를 당기는 홈런을 쏘아 올렸으며, 이승엽도 곧바로 2루타를 날려 활로를 열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그리고 이승엽의 2루타도 두산 수비의 미스 플레이 덕분이었다.
↑ 이승엽은 27일 한국시리즈 두산과 2차전에서 5회 안타를 친 데 이어 9회 타점까지 기록했다. 조금씩 깨어나기 시작했다. 사진(대구)=옥영화 기자 |
바라는 이유가 있다. 이들은 니퍼트의 천적이다. 이승엽(5타수 1안타 타율 2할)이 다소 부진했지만 최형우 4할4푼4리(9타수 4안타 2타점)와 박석민이 4할2푼9리(7타수 3안타 2타점)로 매우 강했다. 니퍼트에게 삼진을 당한 건 딱 한 번.
게다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은 큰 경기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했다. 언젠가 한방을 쳐줄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있기 마련이다.
최형우, 박석민, 이승엽은 이날 니퍼트와 맞서 삼진으로 물러나지 않았다. 정규시즌과 마찬가지로 이들을 상대로 삼진 아웃을 잡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런데 출루는 더욱 어려웠다.
준플레이오프, 프레이오프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니퍼트의 공은 무시무시했다. 그 위력적인 공에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는 헛돌기만 했다. 잘 치는 타선이지만 그보다 더 잘 던진 니퍼트였다. 그 활로를 열어줘야 할 중심 타자들은 초반 침묵했다. 1회 2사 2루서 선취점을 올릴 기회를 맞이했으나 최형우는 내야 뜬공으로 아웃.
이승엽이 5회 선두타자로 나가 안타를 쳤지만, 삼성의 콱 막힌 공격을 뚫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지영의 병살타까지 이어지며 공격 종료. 7회 박석민이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이번에는 이승엽의 아웃. 니퍼트의 빠른 공에 헛스윙 삼진이었다. 운도 안 따랐다. 앞서 최형우의 타구는 좌익수 김현수의 다이빙 캐치에 걸렸다.
그래도 조금씩 타격감을 회복했다. 마지막 공격, 이 삼총사가 사자군단의 자존심을 지켰다. 최형우와 박석민이 연속 안타를 치며 마지막 찬스(1사 1,3루)를 만들더니 이승엽이 내야 땅볼로 1점을 만회했다. 고민 삼총사의 이번 시리즈 첫 매끄러운 연결이었다. 그리고 삼성은 영봉패 수모를 면했다. 삼성의 1-6 패.
삼성은 이날 플레이오프부터 무적 행진을 자랑하는 니퍼트를 공략하는데 실패했다. ‘가을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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