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윤진만 기자] 하나, 둘… 다섯. 다시 셌다. 다섯이 틀림없다.
28일 오후 2시 인천 연수구 동춘동 인천환경공단 내 인천유나이티드 훈련장을 찾았을 때, 이기형 인천 수석코치는 녹색 조끼를 입은 5명 앞에서 라인에 대해 설명하는 중이었다. 그 5명은 요니치, 권완규, 이윤표 등으로 모두 수비수다. 맞다. 인천은 세 명의 중앙 수비수와 두 명의 측면 수비수를 두는 수비 전술을 다듬는 중이었다. 훈련 중에는 김성일 코치가 5명만 따로 불러 무언가를 열심히 지시했다.
이날 2시간 훈련을 지켜보며 다다른 결론. ‘인천이 FA컵 결승전에 스리백을?’
↑ 구단 역사상 첫 FA컵 우승에 도전하는 인천 김도훈 감독. 사진=윤진만 |
혹시나 싶어 한 번 더 확인했다.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는 김도훈 인천 감독을 붙잡고 물었다. 고개부터 끄덕인 김 감독은 “오늘 ‘변칙’ 했다”라고 간단명료하게 답했다.
31일 대망의 결승전에서 맞붙는 서울은 올 시즌 대다수 경기에 스리백 전술을 가동했다. 오스마르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리거나 센터백으로 내리거나, 김남춘을 기용하거나 대신 김동우를 내보내거나 하는 식의 소소한 변화는 줬지만, 스리백에 양 윙백, 수비형 미드필더 오스마르까지 6~7명이 자기 진영에서 상대 공격을 방어하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번 결승전에도 서울 최용수 감독이 이러한 ‘직구’를 던질 것이 유력한 상황. 김도훈 감독은 ‘변화구’로 서울 선수들을 상대할 생각인 듯하다.
“어제 훈련에선 4-1-4-1 전술로 훈련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한 그는 그러나, “내려서느냐, 공격적으로 나서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서울은 그대로 나올 것이다. 우리가 변화를 줘야 할 수도 있다”라며 깜짝 카드 사용 가능성을 인정했다.
주머니 속에 꼭꼭 숨겨놓은 그 카드 중에는 분명 스리백과 김경민이 들었다.
↑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28일 FA컵 결승전 대비 훈련에 열중하는 모습. 사진=윤진만 |
지난 25일 서울 원정에서 무실점한 전북 현대의 수비적인 스리백 전술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건지, 아니면 맞불 작전으론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건지, 어쨌거나 수비 숫자를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와 관련 김 감독은 “서울에 덤벼선 안 된다”는 묘한 힌트를 흘렸다.
또 서울전 출전 불가 조항으로 결승전에 못 뛰는 김원식(임대)의 대체자로 김경민을 낙점한 듯하다. 김경민은 프로 경기수가 15경기밖에 되지 않는 수비수로 이달 상주상무 제대 후 인천에 합류했다. 합류 기간은 짧지만, 지난 25일 광주 원정 전후로 본 포지션이 아닌 중앙 미드필더 위치에서 김도훈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이날 김경민은 주전조에서 훈련하지 않았다. 이것 또한 묘하다. 김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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