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근한 기자] 두산 투수 노경은(31)의 만들어낸 징검다리는 눈부셨고 단단했다. 노경은이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한 완벽투를 펼쳤다.
노경은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서 2회 2사 후 구원 등판해 5⅔이닝 2피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4-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플레이오프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거둔 두산의 포스트시즌 승리(5승)에는 확실한 특징이 있었다.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의 선발 등판은 필수 조건. 이현승을 제외한 나머지 불펜진의 활약상은 없다시피 했다. 5승 중 4승이 선발 투수와 이현승으로만 마운드 운영을 했다. 니퍼트와 장원준의 ‘미친 활약’이 있었기에 이런 운영이 가능했다.
이날만큼은 지난 승리 공식과 달라야 했다. 이현승을 제외한 불펜진의 활약상이 절실했다. 선발 마운드에 올라간 이현호에게 많은 이닝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이현승에게 연결시켜 줄 단단한 징검다리가 필요했다.
생각보다 일찍 불펜 시동을 걸어야 했다. 선발 투수 이현호는 2회를 못 다 채우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한국시리즈 선발 데뷔전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 했다.
↑ 두산 투수 노경은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최대 위기는 6회 찾아왔다. 불운으로 시작됐다. 3루수 허경민이 바운드가 컸던 배영섭의 타구를 기다리다 내야 안타를 내준 것. 오랜만의 출루 허용에 노경은은 흔들렸다. 나바로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계속된 무사 1,2루 위기.
하지만 노경은의 위기관리 능력은 대단했다. 노경은은 중심 타선인 최형우와 박석민을 각각 내야 뜬공과 병살타로 유도해 단 하나의 실점도 허용치 않았다.
위기는 계속 이어졌다. 노경은은 7회 안타와 도루를 연이어 내줘 무사 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삼진 2개를 포함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혼신의 역투는 계속 됐다. 노경은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구자욱을 범타로 잡은 뒤 배영섭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진 나바로의 타석 때는 가슴을 서늘케 한 파울 홈런을 맞기도 했다.
결국 노경은의 몫을 거기까지였다. 나바로의 파울 홈런 후 곧바로 이현승에게 공을 넘기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총 투구수는 92구로 스트라이크는 57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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