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14년 만에 두산의 우승을 이끈 키워드는 ‘영 파워’였다. 1990년생의 동갑내기 세 친구인 정수빈(25), 허경민(25), 박건우(25)는 팀 주축선수로 성장해 두산의 숙원인 한국시리즈 4번째 우승을 합작했다.
두산은 31일 삼성을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꺾고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1년 이후 무려 14년 만에 달성한 쾌거. 2년 전 삼성에게 당한 무기력한 역전패도, 최근 4번의 준우승 아쉬움도 털어냈다. 그리고 이제 새 시대를 열게 됐다.
특히, 올 시즌 두산은 동갑내기 트리오가 이끈 젊은 바람이 무서웠다. 정수빈, 허경민, 박건우 세 사람은 지난 2008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우승멤버. 프로무대서도 같은 유니폼을 입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왼쪽부터 허경민 박건우 정수빈) 두산의 동갑내기 트리오가 올 시즌 두산을 우승으로 이끄는 젊은 파워를 자랑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허경민의 반전도 눈부셨다. 이번 시즌 성적은 117경기에 출전해 3할1푼7리 41타점 8도루. 시즌 초반 외인타자 잭 루츠와 데이빈슨 로메로가 주인으로 유력했던 3루 자리는 어느새 맹타를 과시한 허경민의 차지가 돼있었다. 외인들을 경쟁에서 이겨냈다.
두산의 쟁쟁한 외야라인업으로 인해 붙박이 주전 자리는 차지하지 못했던 박건우. 올 시즌 70경기에 출전해 3할4푼2리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꾸준히 자신의 존재감을 계속 어필하며 내년시즌 외야격변을 예고했다.
서로 경쟁하고 힘을 불어넣은 세 선수는 포스트시즌에 들어서자 무섭게 돌변했다. 그리고 우승의 결정적 공헌을 해냈다. 특히 허경민은 새로운 두산의 가을사나이로 재탄생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서 15타수 8안타를 치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이어 플레이오프서도 3할 타율을 과시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맹타를 이어가며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안타 기록도 갈아치웠다.
정수빈의 투혼도 인상 깊었다. 허경민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만들며 압도적 파워를 과시했다. 부상도 막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시작과 함께 불의의 손가락 부상을 당해 손가락을 6바늘을 꿰맸다. 그러나 정수빈은 출전의지를 불태우며 지명타자로 변함없는 역할을 해냈다. 한국시리즈 5차전서 7회 3점 홈런으로 우승 축포까지 쏘아 올렸다.
조연에 머물렀던 박건우도 가을잔치 주연으로 거듭났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끝내기를 때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정수빈의 부상을 메우기 위해 한국시리즈 선발라인업에 오른 뒤 3차전
동갑내기 세 선수의 활약에 두산은 젊고 강해졌다. 두산의 팀 컬러인 화수분 야구의 결정판 정수빈, 허경민, 박건우. 이들 세 선수는 올 시즌 우승과 함께 그보다 더 값진 앞으로의 두산 미래를 밝히는 희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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