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내내 ‘외인 흉작’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7월이 되기 전에 외인 두 명을 교체했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4)는 부상으로 한국 무대 5년차인 올해 최악의 정규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두산의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니퍼트가 대활약을 펼치면서 앞선 악재를 모두 지웠다.
올 시즌에 앞서 두산은 니퍼트와 150만 달러에 재계약하면서 외국인 최고 연봉을 안겼다. 여기에 지난 시즌 뛰었던 투수 유네스키 마야(34)가 건재했고 새 외인선수로 내야수 잭 루츠(29)를 보강해 경험이 부족한 내야를 보강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끊임없는 악재의 연속이었다.
↑ 올 시즌 두산의 외인 흉작은 니퍼트가 포스트시즌에서 모두 지웠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타격감을 찾지 못한 루츠는 허리부상과 부진으로 두 차례 1군에서 말소됐다. 결국 타격부진에 허리부상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두산은 5월초 결국 교체를 단행했다. 올 시즌 외인 교체 1호. 루츠는 8경기에서 타율 1할1푼1리(27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루츠의 아픔이 아물기도 전에 이번에는 마야가 속을 썩였다. 마야는 개막 3경기 만에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면서 올 시즌의 대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그는 4월9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9이닝을 완투하면서 단 한 개의 안타를 내주지 않는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그러나 대기록은 그가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거둔 승리가 됐다. 마야는 이후 10경기에 선발 등판을 더 했지만 4패만 더 안기는 부진이 거듭되면서 방출됐다. 마야의 성적은 13경기 2승5패 평균자책점 8.17.
두산은 이후 강속구 투수 앤서니 스와잭(30)과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29)를 영입하면서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이마저도 순탄치 않았다. 스와잭은 기복이 큰 투구를 보여주면서 김태형 두산 감독의 속을 타들어가게 했다. 로메로는 12개 아치를 그렸지만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다.
↑ 잭 루츠(좌)와 유네스키 마야의 올 시즌은 길지 못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정규시즌 76경기에서 타율 2할5푼3리 50타점에 그친 로메로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는 꾸준히 들었다. 그러나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두산의 외인의 유일한 희망은 니퍼트였다. 뒤늦게 정규시즌에 합류한 그는 부상으로 에이스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부상이 문제였다. 6월초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한 달이 넘도록 1군에서 말소됐다.
7월의 마지막 날 1군에 복귀했으나 이마저도 오래가지 못했다. 이번에는 허벅지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결국 이는 니퍼트의 한국 무대 최악의 성적으로 이어졌다.
그는 올 시즌 20경기에서 6승5패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하면서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100이닝 돌파, 세 자릿수 탈삼진 기록에 제동이 걸렸다.
↑ 대체 외국인선수로 입단한 로메로와 스와잭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김태형 두산 감독의 애를 태웠다. 사진=MK스포츠 DB |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한국시리즈 5차전 구원 등판까지 총 5경기에 나선 그는 3승 평균자책점 0.55을 기록했다. 총 32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실점은 단 2점에 불과했다.
특히 준플레이오프 1차전 6회 2사부터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26⅔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쳐
김 감독은 우승을 확정짓는 한국시리즈 5차전에 니퍼트를 등판시켜 승리에 확실하게 못을 박았다. 정규시즌 내내 외인들의 부진에 울상이었던 두산이지만 니퍼트가 모든 것을 잊게 해 준 포스트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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