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히어로즈 야구단의 ‘새 이름’은 최근 뜨거운 감자였다. 올해를 끝으로 넥센타이어와 계약이 만료된 가운데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야 했다. 그 가운데 지난 10월 23일, J트러스트와 네이밍스폰서십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게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내년부터 고척 스카이돔으로 이전하는 히어로즈에 J트러스트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히어로즈 입장에서 복수 협상 대상자 가운데 가장 매력적이었다. 대부업을 정리하고 제2금융에 뛰어든 J트러스트도 히어로즈의 새 이름이 돼 홍보 효과 및 이미지 쇄신을 꾀하려 했다.
하지만 반발이 극심했다. ‘일본계 종합금융그룹’ J트러스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좋지 않았다. 중견기업이 아닌 대부업을 해왔던 저축은행이었으며, 특히 일본계 자본이라는 게 국민 정서에 위배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히어로즈는 들끓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 히어로즈 야구단은 넥센타이어와 네이밍스폰서십 계약을 연장했다. 사진=MK스포츠 DB |
13일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물밑 협상이 공개되면서 꼬인 부분도 없지 않았다. 여기에 히어로즈는 부정적인 여론에 한 발 물러서 ‘재검토’를 하기로 했다. 이장석 대표는 “최근 메인스폰서십 선정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염려, 그리고 다양한 목소리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좋은 구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외부의 시선’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했다.
히어로즈는 J트러스트 외에 복수 기업과 네이밍스폰서십 협상을 진행했다. 우선협상 대상자였던 넥센타이어도 포함됐다. 이 가운데 넥센타이어의 조건도 결렬됐던 우선협상 당시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 타 협상 대상자와 견줘 크게 뒤지지 않았다. 히어로즈의 높아진 위상에 대한 넥센타이어의 인식이 변한 셈이다.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협상서 넥센타이어와 다시 손을 잡았다. 실리보다 명분이었다. 그리고 6년간 맺어온 ‘의리’ 관계도 컸다. 또한, 최대한 간판을 바꾸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 히어로즈 야구단의 이장석 대표이사(오른쪽)와 넥센타이어의 강호찬 사장이 5일 네이밍스폰서십 계약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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