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돔구장으로 관심을 모은 고척스카이돔(고척돔)의 시설을 둘러싸고 온라인 게시판이 뜨겁다. 선수들은 완벽하지 못한 경기 환경에, 관중들은 불편한 편의시설을 지적하고 나섰다.
프리미어 12 대장전을 앞둔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4일과 5일 쿠바 대표팀과 고척돔에서 평가전을 치렀다.
고척돔은 내년부터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뚜껑으로 덮여있어 날씨나 계절에 상관없이 경기를 할 수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돔구장이다. 고척돔의 지붕 높이는 67.59m로 일본 도쿄돔보다 5m 높아 경기 중 천장에 공을 맞는 일은 흔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 올라온 평가는 차갑기만 하다.
야구팬들은 우선 다닥다닥 붙은 좌석에 불만을 제기했다. 고척돔의 좌석은 보통 10개 이상, 2층의 경우 많게는 31개가 연결돼 있다. 심지어 성인 여성이 앉으면 꽉 찰 정도로 좁아 경기 중간에 화장실 가기조차 쉽지 않다. 맥주를 마시지 않고, 기저귀를 차고 경기를 보겠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등장했다.
선수들도 경기장에 대해 낮은 점수를 매겼다. 외야수 김현수는 한 인터뷰에서 “조명이 어둡다”며 “하얀 천장 때문에 공이 잘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뜬공이 사라져서 수비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인식 감독은 더그아웃에 지붕이 없는 점을 지적하며 선수들이 관중석에서 날아오는 이물질에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장 지하에 있는 불펜도 문제다. 불펜에서 몸을 풀다가 출전이 결정되면 급하게 뛰어 올라와야 할 정도로 지상과 지하가 멀다는 것이다. 불펜에는 모니터가 없어 선수들이 경기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개선돼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발전실행위원장은 고척돔에 대해 “설계부터 엉망”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허 위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내가 돔구장을 외쳐온 탓에 만족할 것이라고 오해한다”며 “고척돔은 돔구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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