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오오타니 쇼헤이(닛폰햄)의 강속구는 확실히 빨랐다. 그의 11번째 공 만에 구속 160km를 넘겼다(161km). 150km 전후가 아니라 160km 전후였다. 그리고 오오타니의 속구는 위력적이었다. 한국 타자들이 배트에 공을 맞춰도 밀렸다. 파울의 연속이었다.
오오타니의 속구 공략은 8일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 한국-일본의 개막전 포인트였다. 21세의 오오타니는 프로 3년 만에 일본 최고의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퍼시픽리그 다승(15)-평균자책점(2.24) 1위, 탈삼진(196) 2위로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 한국은 8일 프리미어12 일본전에서 오오타니 쇼헤이의 강속구 공략에 실패했다. 사진(日 삿포로)=천정환 기자 |
매 이닝 전력을 다하겠고 포부를 밝힌 오오타니는 이 두 가지 무기를 앞세웠다. 빠른 공으로 카운트를 잡은 뒤 포크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한국 타자들은 속절없이 당했다. 3회까지 탈삼진만 5개. 타구도 배트가 밀려 좌우 파울 지역으로 날아갔다. 손아섭이 연속 포크볼을 참으며 볼넷을 얻어냈을 뿐이다.
이날 타순을 한 바퀴 돌 때까지 오오타니의 초구는 모두 속구였다. 1번 이용규-2번 정근우(이상 한화)만 볼이었을 뿐, 이후 모두 스트라이크였다. 오오타니가 초구를 변화구로 처음 던진 건 4회 이대호(소프트뱅크) 타석이었다. 그가 상대한 13번째 타자였다.
일본 언론은 오오타니의 호투를 기대하면서도 제구를 우려했다. 특히, 인코스 제구가 잘 안 될 경우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오타니는 초반 제구가 완벽하지 않았으나, 아웃코스를 집중적으로 활용했다. 구심의 넓은 스트라이크존까지 더해 효과적인 피칭을 했다. 이용규와 두 번째 대결(3회)에서는 반대로 인코스에 다소 높은 포크를 던져 루킹 삼진을 잡기도 했다.
오오타니는 5회 제구가 흔들렸다. 박병호(넥센)와 인코스 승부를 하다가 포크볼이 손에서 빠지며 박병호의 머리를 향해 날아가기도 했다. 그리고 153km의 높은 몸쪽 공을 던졌다가 2루타를 허용했다. 이날 한국 타자들 가운데 오오타니의 속구를 안타로 만든 유일한 순간이었다(4회 김현수의 안타 구종은 145km 포크볼).
↑ 한국은 8일 프리미어12 일본전에서 오오타니 쇼헤이의 강속구 공략에 실패했다. 사진(日 삿포로)=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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