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부상 전까지 국가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활약한 이정협(24·부산 아이파크)은 팀플레이에 능한 것으로 정평이 났다. 패배가 용납되지 않았던 경기에서 이정협의 헌신적인 수비가 빛났다.
이정협은 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2015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그룹 B 경기(0-0무)에서 4-3-3 대형의 중앙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2차례 슛은 골문을 외면했고 반칙유도도 1번에 그쳤다.
그러나 인천 원정이 끝난 후 최영준(50) 부산 감독은 공식기자회견에서 “원했던 승리에는 실패했으나 승점 1점도 귀중하다. 실점하지 않기 위해 보여준 선수들의 끈질긴 의지도 긍정적”이라면서 “국가대표팀에는 이정협을 지원할 좋은 자원이 많다. 그러나 부산에서는 좋은 패스를 많이 공급해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도 수비에 많은 역할을 해줘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부산은 인천과 비기면서 36전 5승 10무 21패 득실차 –24 승점 25로 K리그 클래식 11위를 지켰다. 시즌 종료가 2경기 남은 상황에서 12위 대전 시티즌(승점 19·득실차 –37)과의 승점 차이를 6점으로 벌렸다.
K리그 클래식 최하위인 12위는 2부리그인 챌린지로 즉시 강등된다. 11위는 ‘챌린지 플레이오프’ 최종승자와 ‘승강 플레이오프’로 잔류/강등을 판가름한다. 잔여 일정에서 부산이 모두 패한다고 해도 대전보다 13점이나 앞선 득실차의 우위를 잃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즉 부산 입장에서 인천 원정 무승부는 즉시 강등을 면한 ‘승리 못지않은 승점 1점’이었다. 이정협이 공격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고도 수비공헌으로 칭찬을 받을만하다.
그러나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하여 K리그 클래식에 잔류하려면 결국 골이 필요하다. 그리고 부산에서 이를 해줄 선수는 결국 이정협이어야 한다.
↑ 이정협(25번)이 인천과의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그룹 B 경기에서 수비를 따돌리고 전진하고 있다. 사진(인천축구전용경기장)=김재현 기자 |
‘승강 플레이오프’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총 2경기로 진행된다. 부산은 12월 2일 ‘챌린지 플레이오프’ 승자와의 1차전 원정경기에 이어 6일 홈에서 2차전을 치른다. 원정에선 무실점이 우선이겠으나 홈에선 누군가는 득점을 해줘야 한다.
상주 상무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하며 42경기 11골 6도움을 기록한 이정협은 리그 3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부산으로 돌아왔다. 대전 시티즌과의 35라운드 그룹 B 원정경기(1-2패)에서 팀의 유일한 득점을 도우며 전역하자마자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 부임 후 이정협은 A매치 11경기 4골로 일약 국가대표팀 핵심 공격수로 도약했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도 2득점으로 한국의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8월 26일 상주 상무 소속으로 임한 경남 FC와의 2015 K리그 챌린지 2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안면복합 골절을 당하는 시련을 겪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의 부상 이후 기량이 아직 국가대표팀에 재소집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비록 인천 원정 무승부로 리그 6연패는 면했으나 부산은 최근 5무 8패로 K리그 클래식 13경기 무승이다. 이정협이 부산의 부진 탈출과 ‘승강 플레이오프’ 승리를 이끄는 득점 혹은 그에 필적하는 도움을 기록한다면 국가대표팀 복귀에도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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