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에이스’ 오오타니 쇼헤이(닛폰햄)를 흔들어라. 일본전을 앞두고 특명을 받은 ‘한화표’ 테이블 세터진이었다. 하지만 이용규(한화)와 정근우(한화)는 오오타니를 전혀 흔들지 못 했다. 게다가 밥상도 펴지 못하는 아쉬운 모습을 남겼다.
한국은 지난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 일본과의 개막전서 0-5로 패했다. 씁쓸함을 가득 안고 대만으로 향하는 대표팀이다. 예선 다음 경기인 도미니카전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다.
예상보다 훨씬 더 괴물이었던 오오타니였다. 이날 한국 타선이 오오타니에게 뺏어낸 것은 안타 2개와 볼넷 2개뿐이었다. 그나마 출루한 기회에서도 병살타와 연이은 삼진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중심 타선의 활약이 크게 빛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테이블 세터진의 부진이 더 뼈아팠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의 기대감은 오히려 이용규와 정근우에게 있었기 때문. 주자가 있을 때 그나마 빈틈이 보인 오오타니를 생각한다면 발 빠른 테이블 세터진의 출루는 필수였다.
↑ 대표팀 테이블 세터진인 이용규(왼쪽)와 정근우(오른쪽)가 살아나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이날 한국 테이블 세터진이 오오타니와 상대한 성적은 6타수 무안타 2삼진이었다. 누상에서 오오타니를 흔들기는커녕 출루도 하지 못했다. 아예 밥상 다리를 펴지도 못한 것.
그나마 오오타니가 내려가자 힘을 쓰는 듯 싶었다. 하지만 경기 결과를 뒤집기는 힘들었다. 이용규는 8회 1사 1,2루에서 바뀐 투수 노리모토 다카히로(라쿠텐)를 상대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으나 상대 유격수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의 다이빙 캐치 호수비에 막혔다. 이어 정근우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2사 만루를 만들었으나 후속타 불발로 아쉬움을 삼켰다.
반대로 일본의 2번 타자 사카모토는 맹활약을 펼쳐 대비됐다. 사카모토는 이날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공수에서 모두 빛나는 모습을 자랑했다. 오오타니와 함께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다.
사실 대표팀 타자들 가운데 가장 실전 감각이 떨어진 테이블 세터진이었다. 소속팀의 포스트시즌 탈락으로 한 달 가까운 공백기가 있었다. 정근우도 “휴식기 동안 감각을 유지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런 상황에서 첫 경기부터 상대한 위력적인 강속구에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이들을 믿을 수밖에 없다. 대표팀 타자들 중 가장 국제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다. 김 감독이 테이블 세터진에게 내비친 믿음도 확고하다. 중심 타선은 이날 어느 정도 감각을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이용규와 정근우의 방망이도 다시 살아나야 중심 타선 앞에서 푸짐한 밥상을 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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