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두 가지 궁금증은 풀렸다. 포스팅 금액은 1285만달러이며, 이 거액을 응찰한 구단은 미네소타 트윈스다. 넥센 히어로즈가 포스팅을 수용하면서 박병호는 이제 마지막 문 앞에 섰다. 그리고 마지막 궁금증만 남겨뒀다. 박병호의 계약조건이다.
메이저리그 직행 ‘1년’ 선배인 강정호는 지난 1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했다. 계약기간 4년 총 연봉 1100만달러였다. 강정호의 첫 해 연봉은 250만달러. 스몰마켓인 피츠버그 내 코레이 하트와 함께 공동 12위다. 타자만 구분하면, 공동 7위.
포스팅 금액(500만2015달러)을 포함할 경우, 4년 1600만달러 수준이다. 연 투자금액이 400만달러로 메이저리그 유격수 및 3루수 평균 연봉과 엇비슷했다. 피츠버그가 ‘합당한’ 대우를 해줬다는 것이다(물론 강정호는 첫 해부터 그 이상의 활약을 펼쳤지만).
↑ 포스팅 금액에 이어 포스팅 구단은 ‘서프라이즈’였다. 마지막 남은 박병호의 계약조건마저 깜짝 놀라게 할까. 사진=MK스포츠 DB |
미네소타는 올해 1000만달러 이상 고액 연봉자만 4명. 1루를 책임졌던 조 마우어가 2300만달러로 가장 몸값이 비쌌다. 그는 2018년까지 장기계약을 했다. 토리 헌터가 현역 은퇴하면서 연봉 1000만달러 이상의 타자는 마우어가 유일하게 됐다.
박병호의 연봉으로 최소 500만달러, 그리고 그 이상을 예상하는 전망이 적지 않다. 포스팅금액을 더해 연 800만달러의 계약이 될 것이라는 것. 미네소타는 이번 포스팅을 통해 오랫동안 박병호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다는 게 드러났다. 또한, 공격력 강화를 위해 영입에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최소 500만달러를 보장할 지는 미지수다. 미네소타는 스몰마켓이다. 올해 500만달러 이상 연봉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마우어, 어빈 산타나(1350만달러), 리키 놀라스코(1200만달러), 헌터(1050만달러), 필 휴즈(920만달러), 커트 스즈키(600만달러), 마이크 펠프리(550만달러) 순이었다.
이 가운데 타자는 마우어, 헌터, 스즈키였다. 박병호와 동갑내기이자 메이저리그 6년차의 트레버 펠루프의 연봉은 480만달러였다. 펠루프는 올해 팀 내 타점(86) 1위-홈런(22) 2위를 기록했다.
박병호의 연봉은 에이전트의 협상 능력에 좌우될 수 있다. 스콧 보라스가 류현진 포스팅 당시 ‘버티기’로 LA 다저스의 두 손을 들게 했던 것도 한 예다.
박병호의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는 강정호에 주전급 연봉을 안기기도 했다. 네로는 “강정호가 쿠바 선수일 경우 1억 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같은 경우일 경우)박병호는 1억달러 플러스 플러스 플러스 플러스”라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강정호보다 더욱 파격적인 대우를 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선수는 안정된 조건 속 좋은 대우를 원한다. 류현진 사례 같이 협상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다만 박병호가 스스로를 도전자로 명명하며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는 걸 눈여겨봐야 한다. 박병호는 구체적인 희망 연봉이 없다며 조건을 맞춰 갈 의사가 없다고 피력했다. 지지부진한 진행과정보다 처음
박병호와 미네소타의 협상 마감시한은 오는 12월 9일 오전 7시(한국시간). 이 기간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네소타의 협상권은 소멸되며 박병호의 메이저리거 꿈도 1년 연기된다. 박병호와 미네소타의 이해관계를 고려했을 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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