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김진수 기자] “155km요? 회복 가능할거라고 생각해요.”
투병 생활 마치고 돌아온 NC 다이노스 투수 원종현(28)의 표정은 밝았다. 10일 마산구장에서 만난 그는 이같이 말하면서 천천히 몸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4년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자들을 힘없이 돌려세웠던 최고 시속 155km의 강속구를 회복하기 위한 출발이다.
NC는 9일부터 마산구장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중이다. 원종현은 하루 전날 예비군 훈련에 다녀와 캠프에는 하루 늦게 합류했다. 원종현이 김경문 NC 감독과 함께 훈련을 치르는 것은 지난 1월24일 이후 291일 만이다.
↑ 원종현이 10일 마산구장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캠프에 합류했다. 사진(창원)=옥영화 기자 |
그는 지난 가을 완치 판정을 받았다. 원종현은 “치료 초반에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치료를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워 있는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랬던 것 같다”고 힘들었던 나날들을 털어놨다. 그런 상황에서 원종현에게 힘을 준 것이 ‘야구’였다.
그는 “야구를 하겠다는 마음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구단에서도 원종현에게 힘을 실었다. 선수들의 모자에는 ‘155K’가 새겨졌다.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는 포수 뒷편 그라운드에 ‘155K’가 그려졌다. '155K'는 지난 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원종현이 던졌던 강속구를 의미한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원종현을 시구자로 선정했다.
김 감독과 선수단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원종현의 회복과 복귀를 간절하게 바랐다. 원종현은 “구단에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선수들이 잊지 않을 메시지를 줬다”면서 “경기를 뛴 것은 아니지만 항상 함께 있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팬들도 원종현의 사진과 기사가 담긴 팬북과 몸에 좋은 식품들을 선물하는 등 정성을 쏟았다.
1군 및 2군 선수들과 다함께 운동하는 것은 오랜만이지만 적응하는데 무리는 없다. 원종현은 “매년 했던 훈련이다. 천천히 적응하면 된다”면서 “유니폼을 입고 건강 체크도 하고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화제가 된 것 중 하나는 한화 이글스 정현석의 위암 극복이었다. 지난 해 말 위암 판정을 받은 정현석은 항암 치료를 통해 지난 8월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 원종현의 합류는 선수단에게는 큰 힘이다. 사진(창원)=옥영화 기자 |
그러나 부지런하게 훈련을 소화해야 한다. 올 시즌 초만 해도 88kg이었던 몸무게는 항암 치료 후 83kg로 다소 떨어졌다. 여러 근육들이 남아 있지만 1년 동안 쉰 만큼 아직 공을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는 아니다.
당분간 캐치볼 없이 간단한 스트레칭과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하면서 훈련을 해야 한다. 떨어진 기초 체력도 회복해야 한다.
그는 “회복속도는 빠르다. 상태가 좋지 않았다면 훈련을 하지 못했을 거다”라며 “롱 토스를 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자신의 최고 무기인 강속구에 대해서는 “그 동안 공을 던지지는 않았지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2014시즌에 배운 기술들을 몸이 아직 기억하고 있다. 야구를 하면서 가장 좋은 기억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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