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바이에른 뮌헨은 13일 웨일스-네덜란드와의 A매치 친선전 소집명단에 포함한 아르연 로번(31)에게 A매치 경기 불참을 권유했다.
9월 초 입은 허벅지 부상을 씻고 10월 24일 쾰른전을 통해 복귀했으나, A매치에 출전했다가 재발할 우려가 크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로번은 웨일스로 날아왔다. 그는 경기 전 “이 경기는 내게 있어 매우 중요하다. 바이에른은 남길 바랐지만, 나는 이곳으로 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약속 하나도 했다. 17일 독일과 친선전에는 뛰지 않기로.
↑ 미션 컴플리트. 사진(웨일스 카디프)=AFPBBNews=News1 |
로번은 또 “웨일스는 유로2016에 진출했지만, 우린 실패했다. 우린 2016년 9월 월드컵 예선을 목표로 재출발해야 한다. 새 프로젝트에 따라 다가오는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고 필승 의욕까지 불태웠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유로2016 예선에서 팀이 치른 10경기 중 부상으로 4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탈락 고배를 마신 마지막 체코전에도 그는 그라운드에 없었다. 힘이 돼주지 못한 것이 내심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로번은 절치부심했다. 자타공인 네덜란드의 에이스이자 이날 주장답게 자신이 내뱉은 말을 첫 경기부터 지켰다.
애런 램지(아스널)와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가 빠졌다 하더라도 상승세가 무서운 웨일스를 상대로 역전골과 재역전골을 쏘며 3-2 승리를 일궜다.
후반 9분 상대 진영 우측에서 횡 드리블로 페널티 에어리어 중앙까지 진입 후 골문 왼쪽 아래를 찌르는 왼발 슈팅으로 골을 낚았다.
2-2 상황이던 후반 36분에는 바스 도스트의 완벽한 공간 패스를 받아 달려나온 웨일스 골키퍼의 방어를 피해 왼발로 가볍게 추가 득점했다.
↑ 로번이 뛰면 네덜란드가 달라진다. 사진(웨일스 카디프)=AFPBBNews=News1 |
로번은 득점 외 상황에서도 플레이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실축하면 머리를 감싸 쥐었다. 주심에게 상대의 파울을 강하게 어필하는가 하면, 원활한 패스가 연결되지 않을 때는 동료를 나무랐다. 흡사 월드컵 8강전에서나 보던 모습이었다.
그 정도로 이 경기는 로번에게 소중했다. 유로2016 탈락에 따라 실의에 빠진 네덜란드 축구팬에게 승리를 선물하고자 하는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 로번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리고 3-2 승리를 안겼다.
로번은 경기를 마치고서야 “승리는 모두를 즐겁게 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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