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위냐 3위냐, 딱 그 싸움이다. 하지만 그 1계단 차이는 매우 많은 걸 바꾼다.
한국은 15일 미국과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1패 후 3연승을 한 한국은 B조 2위까지 뛰어올랐다. 더 이상 오를 수는 없다. 이미 일본(4승)이 1위를 확정했다. 동률이 경우 승자승 원칙에 따르는데, 한국은 지난 8일 일본에게 0-5로 패해 순위를 뒤집을 수 없다.
결국 2위를 지켜야 한다. 미국(2승 2패)에 패할 경우 한국은 2위를 뺏기게 된다. 베네수엘라마저 일본을 이길 경우 팀성적지표(Team’s Quality Balance)를 따져야 하는 복잡해질 수 있는 상황. 그러나 한국이 지난 12일 베네수엘라를 13-2로 이겼던 터라, 4위까지 미끄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미국전 결과에 따라 에선 B조 2위 혹은 3위가 결정된다.
B조 2위 수성, 그게 미국을 이겨야 하는 이유다. 3위보다 2위가 더 좋다. 단순히 2위가 3위보다 더 높은 순위이기 때문은 아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A조의 낮은 순위 팀을 만나는 이유도 ‘명분’이 떨어진다.
↑ 한국은 15일 미국을 이길 경우 프리미어12 예선을 B조 2위로 통과한다. 사진(대만 티엔무)=천정환 기자 |
현실적으로 일정을 살필 필요가 있다. 3승을 거둔 한국은 8강 진출을 확정했다. 16일부터 펼쳐질 8강은 토너먼트 방식이다. 한 경기만 지면 탈락이다. 그 외나무다리 대결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걸 따져야 한다.
8강 일정 중 가장 나쁜 건 A조 1위-B조 4위. 16일 오후 1시30분에 펼쳐진다. 유일한 낮 경기다. 하루 전날 예선 마지막 경기를 저녁에 치르고 충분히 쉬지 못하고 토너먼트에 임해야 한다. 그러나 사실상 B조 4위를 피할 한국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8강보다 준결승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
B조 2위는 A조 1위-B조 4위의 승자를, B조 3위는 B조 1위-A조 4위의 승자를 준결승에서 상대한다. 장소는 일본 도쿄로 같은데 날짜는 다르다. B조 2위로 준결승 진출 시 21일, B조 3위로 준결승 진출 시 22일에 치른다.
한국은 8강 승리 시 17일이 아닌 18일 일본 도쿄로 이동할 예정이다. 여독을 풀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기엔 22일이 나을 수 있겠으나 흐름의 연속성 및 실전 감각 등을 따질 경우 먼저 하는 게 낫다. 결승 진출 여부를 미리 확정한 다음 상대에 대한 정밀분석을 할 수 있는 ‘준비 시간’도 충분히 주어진다.
무엇보다 일본이 원하는 시나리오에 끌려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B조 1위의 토너먼트 일정은 프리미어12를 공동 주최한 일본의 기호에 맞게 짜여있다.
또한, 일본은 8강에서 쿠바 혹은 푸에르토리코를 상대한다. 예선 A조에서 기대만큼 힘을 쓰지 못했던 두 팀이다. 도쿄서 첫 판부터 일본을 상대하는 건 썩 유리하지 않다. 삿포로돔에 대한 적응력까지 떨어져 호되게 당했던 게 일주일 전이었다. 도쿄돔에 대한 적응력을 키운 뒤 겨루는 게 효율적이다.
한국이 B조 2위로 준결승에서 만날 후보는 캐나다, 네덜란드(이상 A조), 베네수엘라, 미국, 멕시코(이상 B조). 일본보다는 한결 수월하며, 특히 B조 3개국을 모두 이긴 경험과 자신감이 있다.
한국은 우승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일본전 설욕을 꿈꾸고 있다.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정상에 오르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여기고 있다. 남의 안방에서 잔칫상을 뒤엎는 짜릿함까지 있다.
준결승에서 만날 경우, 오오타니 쇼헤이가 아닌 마에다 겐타를 상대한다. 그러나 위 과정에는 오오타니 공략도 포함돼 있다. 기왕
일본은 15일 베네수엘라전에 니시 유키를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자연스레 오오타니는 8강, 마에다는 준결승에 등판할 예정이다. 결승 진출 시 선발투수가 내정되어 있지 않으나 오오타니의 등판 가능성이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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