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만, 타이베이) 김원익 기자] 2번째 등판서도 김광현(SK)은 60구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후 대표팀 마운드 운영에도 고민으로 남을 문제. 단순한 숫자가 아닌 이후 가장 중요한 순간 ‘김광현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빠질 수 있다.
김광현은 15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프리미어12) 예선라운드 5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75구.
경기 초반 좋은 투구를 하다 투구수 60구를 넘어서자 제구와 구위 모두 뚝 떨어지는 모습은 지난 8일 일본전의 재현이었다.
출발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3회까지 퍼펙트로 미국을 틀어막았지만 5회 갑작스럽게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결국 승리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만루 위기를 남겨놓은 채로 마운드서 내려왔다.
↑ 사진(대만, 티엔무)=천정환 기자 |
1회는 선두타자 제이콥 메이의 기습적인 번트를 1루수 오재원이 잘 처리하면서 시작했다. 이어 아담 프레이저를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한 김광현은 브렛 아이브너까지 높은 149km 속구를 결정구로 던져 삼진을 솎아내고 삼자범퇴로 1회를 마무리했다.
2회도 삼자범퇴로 끝냈다. 첫 타자 댄 블랙에게 연속 3구 볼을 던져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으나 결국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142km 속구가 바깥쪽 꽉 찬 코스로 들어갔다. 후속 맷 맥브라이드를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시킨 김광현은 조 스클라파니를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키고 이닝을 마쳤다. 3회 타일러 패스토키니를 유격수 땅볼, 댄 롤핑에게 커브를 결정구로 던져 삼진을 솎아냈다. 이어 엘리엇 소토까지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이후 투구 내용은 아쉬움이 남았다. 퍼펙트가 깨진 것은 4회. 선두타자 메이에게 던진 4구가 가운데로 몰려 2루타를 내줬다. 다소 아쉬운 수비까지 겹쳤으나 후속 프레이저의 희생번트로 몰린 1사 3루 위기서 아이브너를 헛스윙 삼진, 블랙을 3루수 땅볼로 아웃시키고 실점을 하지 않았다.
5회 고비를 결국 넘어서지 못하고 교체됐다. 투구수 60개를 넘어서자 구위와 제구력이 동시에 떨어졌다. 이번에도 높게 몰린 실투가 나온 것이 화근이었다. 첫 타자 맥브라이드에게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대형 2루타를 맞았다. 슬라이더가 가운데 높은 코스로 들어왔다. 후속 스클라파니에게 볼넷을 내준 김광현은 페스토키니에게 우중간 방면의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다. 이번에는 슬라이더가 낮게 제구됐지만 미국이 잘 받아쳤다. 이어 롤핑에게도 추가 적시타를 내줬다. 바깥쪽 속구가 공략당한 결과 2실점째.
계속된 무사 2.3루의 위기서 소토를 땅볼로 아웃시킨 김광현은 메이에게 볼넷을 내준 이후 조상우와 교체돼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 2경기 연속 반복된 패턴, 이후 라운드 선발은?
앞선 8일 김광현이 2⅔이닝 5피안타 2볼넷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내려왔다. 이후 김인식 감독은 “불운이 작용한 경기였다”면서도 “60구 이후에 위력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꾸 마운드 옆에 앉으면서 힘에 부쳐 하더라. 무엇보다 템포가 떨어졌다는 것이 투구수보다 더 안좋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김광현은 총 67구(S38-B29)를 던졌는데, 괜찮았던 변화구 제구에 비해서 속구가 안타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허용한 안타 5개 중 4개가 속구였고 1개가 슬라이더였다. 특히 경기 초반에 비해 투구수가 늘어날수록 한 번씩 실투가 나오면서, 실책까지 겹쳐 조기에 마운드서 내려와야 했다.
전반적으로 15일 미국전서도 김광현의 속구 제구는 좋지 않았다. 경기 초반 위력이 있을때는 미국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했으나 이후에
여러모로 아직 시즌 중의 투구 내용을 되찾지 못한 듯한 모습의 김광현이다. 이후 김광현이 보다 중요한 라운드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대로라면 고민이 남게 됐다.
대표팀은 연장 10회 승부치기끝에 2-3으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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