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허전했던 한국 야구대표팀 타선이 채워졌다. 와신상담한 박병호(29·넥센)가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중요한 순간, 짓눌린 부담감을 멀티히트로 승화하며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박병호는 16일 대만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 쿠바와의 8강전에서 5번 1루수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한국은 박병호를 비롯한 투타의 조화 속에 쿠바를 7-2로 꺾고 대회 4강에 진출했다.
박병호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대표팀에게 큰 차이였다. 중심타선을 잡아주는 박병호의 위력에 대표팀 타선도 덩달아 힘을 냈다. 전날 석연치않은 판정으로 자칫 엇박자가 나기 쉬웠던 초반 흐름이었다. 그러나 박병호가 공격 시작 신호탄을 쏘며 한국을 깨웠다.
↑ 박병호(사진)가 쿠바와의 8강전에서 멀티히트를 때렸다. 사진(대만 타이중)=천정환 기자 |
그러나 조금씩 흐름을 찾은 박병호였다. 14일 멕시코전서 홈런을 터뜨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쏜 박병호는 15일 미국전 8회 대타로 나서 좌익수 쪽 담장 앞까지 뻗은 큼지막한 타구를 쳐냈다. 비록 좌익수에게 잡혔지만 감이 살아나고 있음이 보여졌다. 다음 경기가 기대됐던 타구.
역시 기세는 다음 날 8강전에서 바로 이어졌다. 첫 타석부터 터졌다. 쿠바선발 프랑크 몬티에트를 상대로 좌전안타를 때렸고 수비수들이 볼을 더듬는 사이 3루까지 내달렸다. 이어 후속타자 민병헌의 안타에 힘입어 선취득점을 만든다. 박병호를 시작으로 터진 대표팀 타선은 활활 타올라 대거 5점을 뽑는다.
두 번째, 세 번째 타석은 땅볼로 아쉽게 물러난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7회초 1사 1루 상황서 또 다시 좌익수 방면 안타를 쳤다. 지난 8일 일본과의 개막전 이후 두 번째 멀티히트. 다섯 번째 타석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한국 대표팀, 박병호 본인에게 모두 의미가 있었다. 4강, 결승까지 중요한 일전이 남아있다. 대표 거포인 박병호의 활약이 절실했다. 박병호 자신도 부담감을 이겨내야 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수많은 시선들 앞에서 존재감 발휘가 필요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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