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만, 타이베이) 김원익 기자] 화려한 백조로 거듭난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의 불펜은 우승으로 가는 여정의 가장 믿음직한 길잡이다.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변수가 많았던 한국의 2015 WBSC 프리미어12(프리미어12) 예선라운드와 8강전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의 지도력과 투·타 조화를 이룬 선수단의 분전 등 여러 준결승 진출의 요인을 꼽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불펜투수들의 역투가 대표팀 준결승행을 이끈 원동력이었음은 분명하다. 대회 직전 임창용, 안지만(이하 삼성)이 이탈하면서 역대 최약체 전력으로 꼽혔던 미운오리에서 화려한 백조로의 환골탈태다.
한국의 팀 평균자책점은 2.42로 12개국 중에서 전체 2위에 올랐다. 특히 불펜 평균자책점은 1.10에 불과했다. 선발투수가 6회 이상을 소화한 경기가 단 1번밖에 없다.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경기서 장원준이 7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친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6회 이전에 마운드서 내려왔다.
↑ 사진(대만, 타이중)=천정환 기자 |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16일 쿠바와의 경기 승리 이후 이런 운용에 대해 “선발진이 90개에서 100개 정도의 공을 던질 수 있고, 단순히 숫자만이 아니라 그 정도 투구를 하면서 볼의 위력이 떨어지지 않고 갈 수 있는 상황이면 정상 운용을 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선발 투수들은 60~70개 내외에서 볼의 위력에 차이가 많이 난다. 한 마디로 ‘지친다’는 표현을 쓰는 것은 우습지만, 그 정도쯤에서 확연히 볼 위력에 차이가 나니까 이런 운용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고육지책의 선택이지만 이는 오히려 안정적인 마운드를 이끈 최선책이 됐다. 1차전 김광현이 2⅔이닝을 소화한 이후 구원진이 추가실점을 하면서 0-5로 패했다. 그런데 이 경기 이후에는 그야말로 승승장구였다.
특히 차우찬-정대현-이현승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승리의 약속이었다. 도미니카와의 2차전 8회부터 등판한 정대현과 이현승은 2이닝을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이어 베네수엘라와의 3차전서도 선발 이대은에 이어 우규민과 이태양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콜드게임승리를 이끌었다.
멕시코와의 4차전은 특히 불펜진의 역투가 돋보였다. 선발 이태양이 3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내려간 이후 임창민-차우찬-정대현-이현승이 도합 6이닝을 1실점 비자책으로 막고 1점 차 승리를 이끌었다. 미국과의 예선라운드 최종전은 비록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패했으나 선발 김광현 이후 4명의 구원투수가 도합 4⅔이닝을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았다.
↑ 사진(대만, 타오위안)=천정환 기자 |
이제 다음 목표는 준결승 일본 상대 설욕이다. 특히 대표팀의 마무리 투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현승은 16일 쿠바전 이후 “소속팀에 있을 때도 책임감을 느끼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느끼는 책임감은 더 크다”며 “등판을 할 때마다 무조건 막겠다는 마음으로 던졌다. 다른 선수들도 그런 마음으로 경기를 했기에 4강에 온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
이번 대회 한국의 강점은 분명 불펜이다. 결국 우승으로 향하는 길을 이끌 것도 불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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