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결전의 날이 밝았다. 2446일 만에 도쿄돔에서 숙명의 한일전이 열린다. 11일 전 완패했던 한국은 절치부심, 설욕과 함께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 결승에 오르겠다는 포부다.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는 둘 중 하나가 필히 이뤄져야 한다. 이대은(지바 롯데)이 선발투수 싸움에서 대등하게 싸우거나 오오타니 쇼헤이(닛폰햄) 공략에 성공하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 8일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그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
김광현(SK)이 3이닝도 못 버티면서 끌려 간데다 오오타니에게 6이닝 동안 탈삼진 10개로 유린당했다. 안타와 볼넷은 각 2개씩이었으나 득점은 0. 3루 베이스에 가지도 못했으며, 2루 베이스도 유일한 장타였던 박병호(넥센)의 2루타로 밟을 수 있었다.
오오타니는 완벽했다. 속구의 최고 구속은 161km였다. 11구 만에 가장 빠른 속도가 스피드건에 찍혔다. 최고 구속 147km 포크볼에 타자들의 배트는 허공에서 춤을 췄다. 그리고 한국은 오오타니의 공을 제대로 치지 못했다.
↑ 한국은 지난 8일 오오타니(사진)의 속구 공략에 실패하며 고전했다. 11일 뒤 이제는 칠 수 있을까. 사진(日 삿포로)=천정환 기자 |
속구 비율도 높았다. 개막전에서 91구 가운데 62.6%인 57구가 속구였다. 결정구인 포크볼 이전에 강속구를 노려야 했다. 한국도 모르진 않았다. 타자들은 오오타니의 강속구에 배트를 휘둘렀으나 그 위력에 눌려 파울이 되기 일쑤였다. 160km를 넘나드는 오오타니의 빠른 공은 KBO리그에서 쉽게 경험하기 어려웠다. 한국이 오오타니의 속구를 안타로 만든 건 5회 박병호의 2루타가 유일했다.
오오타니의 강속구 공략 대실패. 그 주된 원인은 두 가지로 꼽혔다. 하나는 오오타니의 속구가 워낙 위력적이었다는 것. NPB리그 최고 투수로 자리매김한 오오타니의 공을 직접 체감하니 비디오 영상으로 보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다른 하나는 타자들의 속구에 대한 적응이 떨어졌다는 것. 프리미어12를 앞두고 쿠바와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보완하려 했으나 150km를 넘는 빠른 공을 상대한 경험은 매우 적었다. 김인식 감독이 우려를 나타냈을 정도다.
즉, 초반 속구 타격이 오오타니 공략의 1단계다. 그게 성행되지 않고서 오오타니를 무너뜨리기는 힘들다. 그럼, 포인트는 하나다. 오오타니의 속구를 이제는 칠 수 있느냐다.
전자는 11일 전과 다르지 않다. 오오타니는 또 한 번의 괴물투를 펼칠지 모른다. 하지만 후자는 11일 전과 다를 수 있다. 한국은 개막전 이후 5경기에서 무려 36득점을 올렸다. 타격감을 회복했다. 박병호가 살아난 가운데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터졌다. 총 52개의 안타를 쳤으며 두 자릿수 안타만 세 번이었다. 홈런도 5개를 쏘아 올렸다.
그 52개의 안타를 살펴보자. 속구를 때려 안타로 연결한 건 22번이었다. 비율로 42.3%였다. 슬라이더(15개)가 그 다음으로 많았다. 단, 구속이 빠르진 않았다. 130~140km대 속구가 많았다. 상대 투수의 평균 구속이 느렸기 때문.
150km 이상의 빠른 공을 안타 친 건 두 번이었다(구속 체크 안 된 4개 제외). 개막전보다 빠른 공에 대처하는 감각이 회복됐지만, 오오타니의 150km 후반대 속구와는 차이가 있다. 홈런 구종 중 속구는 1개. 도미니카공화국전 7회 이대호(소프트뱅크)가 미겔 페르민의 148km 속구를 때려 외야 왼쪽 펜스를 넘긴 게 유일했다.
한국은 타선의 폭발력도 지녔다. 한 번 터지면 무섭게 몰아붙였다. 2사 이후 응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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