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일전, 오재원에서 시작해 오재원으로 끝난 '대역전'
↑ 야구 한일전 오재원/사진=MBN |
'프리미어12' 4강전에서 한국이 일본을 꺾고 결승전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19일 오후 7시(한국시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4강전은 체력적으로나 경기 운영 측면에서 모두 한국이 불리한 싸움이었습니다.
가장 부담이 된 것은 선수들의 체력.
대표팀의 주축인 두산베어스와 삼성라이온즈 선수들의 경우 '프리미어12' 대표팀에 합류하기 직전까지 한국시리즈 경기에 온 힘을 쏟았고, 지친 몸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대표팀 훈련에 임했습니다.
두 구단을 제외한 선수들은 약간의 휴식을 가지긴 했으나, 떨어진 경기 감각이 문제였고 이는 첫 경기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누적된 피로감을 견디며 경기를 위해 이동을 거듭한 대표팀의 피로는 4강전 경기 당일 최고치에 이르렀습니다.
주최측에서 준비하는 비행기 티켓에 맞춰 일본에 도착을 하기 위해서는 새벽 3시~3시 30분에 일어나 공항으로 향해야만 했습니다.
대표팀의 최고참인 이대호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출발해보긴 처음이다"며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경기 당일 발표된 심판진 구성은 또다른 논란을 야기했습니다.
6선심제로 운영되는 4강전 심판 중 좌선심에 일본인이 배정된 것입니다.
WBSC측은 주심이 제 3국이이어야 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 좌선심 배정에는 문제가 없다며 일본인 심판진이 포함된 채 경기를 진행했습니다.
누적된 피로와 불합리한 경기 운영으로 인해 선수들은 지쳤고, 이는 경기 초반에 여과없이 드러났습니다.
160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일본 선발 오타니는 우리 대표팀을 지난 경기에 이어 꼼짝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오타니가 내려간 7회까지 우리 선수들은 제대로 된 스윙을 해보지 못했고, 4회에는 대표팀 선발 이대은이 볼넷을 내준 데 이어 김재호의 실책이 더해져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이대로 경기가 끝이 나는가 싶던 9회.
양의지 대타 오재원이 등장했습니다.
오재원은 타석에 들어서 상대 투수를 묘하게 신경쓰이게 하는 준비동작을 거쳤습니다.
그는 유난히 크게 보이는 준비동작 이후 들어온 스트라이크 공을 본 후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통해 기싸움에서 우위에 섰습니다.
그리고 그 기싸움 승리의 결과는 안타로 이어졌습니다.
끝나가는 경기에 불을 지핀 그의 안타는 손아섭의 연속 안타로 이어졌고, 정근우 역시 안타를 쳐내며 첫 득점을 올렸습니다.
뒤집힌 분위기에 불안했던 탓인지, 상태 투수는 결국 이용규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키며 무사 만루상황을 만들며 스스로 더 큰 위기를 만들었습니다.
결국 일본 대표팀은 김현수 타석을 앞두고 투수 교체를 했지만, 무사 만루와 뒤집힌 분위기 탓인지 새로 올라온 투수 역시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 볼넷으로 점수는 1점차로 좁혀졌습니다.
다음 타석은 이대호.
일본 리그에서도 거포로 활동하고 있는 이대호를 막기 위해 일본 대표팀은 투수 교체를 또다시 했지만, 이대호는 후배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가뿐히 숟가락을 올리면 역전 적시타를 쳐냈습니다.
이대호의 적시타가 나온 이후 아쉽게도 추가득점은 없었지만, 박병호와 황재균의 아웃으로 투아웃이 된 상황에서 타석에 다시 들어선 오재원의 홈런성 타구는 박수를 받을 만 했습니다.
오재원은 타석에 들어서 타구를 받아친 직후 홈런이라 예상한 듯 배트를 집어 던지며 1루로 뛰어갔지만, 아쉽게도 워닝트랙 앞에서 타구는 잡혔습니다.
상대 선수에게 타구가 잡히는 순간 오재원은 바닥에 앉아 머리를 감쌌습니다.
홈런이 되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앞선 타석에서 역전의 발판을 만든 그였기에 야구 팬들은 그가 아웃임이 결정난 후에도 박수를 보냈습니다.
뒤집힌 분위기에 이어 정대현과 이현승이 뒷문을 확실히 지켜주며 경기는 결국 4대 3 역전승
이제 한국 대표팀은 우승까지 단 9이닝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대표팀의 결승 상대는 20일 오후 7시(한국시간) 멕시코와 미국의 경기를 통해 정해지며, 이 경기의 승자는 다음 날인 21일 오후 7시(한국시간) 상대를 기다리며 휴식을 취한 한국과 결승전을 펼칩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