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선수, 상금왕을 향한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의 경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초반을 후끈 달궜습니다.
박인비는 2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파72·6천540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묶어 3타를 줄였습니다.
중간 합계 4언더파 140타를 친 박인비는 공동 13위로 전날보다 순위를 9계단 끌어올렸습니다.
리디아 고는 이날 15∼16번 홀에서 잇따라 3타를 잃은 바람에 단독 선두를 장하나(23·BC카드)에게 내줬지만, 17∼18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는 저력을 뽐내며 8언더파 136타로 2위에 자리했습니다.
박인비와 리디아 고는 이 대회에서 올해의 선수·상금·평균 타수에서 3관왕을 놓고 다툽니다.
전날 1언더파에 그친 박인비는 이날 비록 18번 홀(파4)에서 스리 퍼트로 아쉽게 보기에 그치긴 했지만, 전날보다 나아진 퍼트 감각을 선보였습니다.
박인비는 "많은 홀의 티가 많이 앞당겨져 전날보다 코스의 전장이 줄었다"며 "버디 찬스도 많아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타수를 줄이기에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박인비는 특히 전반과 후반 4개의 파 5홀에서 모두 버디를 낚은 것에 큰 의미를 두면서도 보기를 3개나 기록한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박인비의 스리 퍼트는 현지 취재진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박인비가 지난주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신들린 감각을 선사한 2013년의 퍼트 느낌으로 우승을 일궜기 때문입니다.
박인비는 18번 홀 상황에 대해 "그린 위에서 어떤 스파이크 자국을 보진 못했으나, 굴러가던 공이 왼쪽으로 튀었다"면서 "아무리 퍼트를 잘하려고 해도 버뮤다 그린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버뮤다 그린은 잔디가 뻣뻣하고 바닥에 붙어 있는 상태의 그린으로, 미국 남부 쪽 골프장에 자주 있습니다. 퍼트의 여왕인 박인비도 버뮤다 그린에서는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그는 "오늘 그 퍼트 말고는 다른 퍼트는 다 괜찮았다"면서 "퍼트가 그린 위에서 잘 굴러가도록 좀 더 세게 친 게 주효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인비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3관왕 달성의 최대 경쟁자인 리디아 고의 이날 성적을 눈여겨봤느냐는 물음에 "경기를 치르면서 몇 차례 리더보드를 지켜봤다"면서 "어제도 잘했지만, 오늘도 잘하는 것 같더라"라며 리디아 고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리디아 고가 여기 골프 코스를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며 "3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나도 이 코스를 좀 더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세련된 표현으로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리디아 고는 "전날보다 드라이버 샷이 잘 날아갔고, 퍼트도 잘 이뤄졌다"면서 "15번 홀(파 4)에서 더블 보기, 16번 홀(파 3)에서 보기를 적어냈지만, 더블 보기
리디아 고는 장하나와 같은 조로 21일 오전 10시 41분에 3라운드 티샷을 날립니다. 박인비는 이보다 약 1시간 이른 오전 9시 46분에 김효주(20·롯데), 김인경(27·한화)과 더불어 1번 홀을 출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