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수년만에 모처럼 수준 있는 신인왕 경쟁이다. 누가 받아도 진정한 패자는 없을 만큼 굵직한 신예들이 KBO리그에 다수 등장했다.
KBO는 24일 더케이 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2015 KBO 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 및 각 부문별(KBO: 투수 6개, 타자 8개 부문) 1위 선수와 퓨처스리그 부문 1위 선수, 우수 심판위원에 대한 시상을 진행한다.
관심이 쏠리는 것은 박병호(넥센)와 에릭 테임즈(NC)의 양자구도로 압축된 MVP경쟁과 구자욱 22, 삼성), 김하성(20, 넥센), 조무근(24, kt) 3명이 경합중인 신인왕 경쟁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신인왕은 모처럼 후보에 오른 3명 모두 타이틀에 부끄럽지 않은 성적을 냈다. 최근 수년간 기근이라고 불릴 정도로 주목받는 신예들이 나오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돋보이는 3인이다. 이들은 각 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단숨에 리그에서도 두드러지는 활약을 했다.
↑ 왼쪽부터 신인왕 후보에 오른 조무근. 구자욱. 김하성. 사진=MK스포츠 DB |
특히 부상으로 116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두자릿수 홈런과 두자릿수 도루, 100득점에 육박하는 성적을 올린 다재다능함도 주목받는 부분. 삼성의 부상 공백에 무려 5개의 포지션을 소화한 점도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요인이다.
김하성은 새로운 대형 유격수 탄생을 알렸다. 2014 넥센 2차 3라운드 29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김하성은 지난해 1군 60경기서 48타석만을 소화하면서 신인왕 수상 자격을 유지했다. 올해는 140경기서 타율 2할9푼 19홈런 22도루 73타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비록 20홈런-20도루 클럽에는 들지 못했지만 장타력과 빠른 발을 유감없이 뽐냈다.
특히 포수와 함께 수비 부담이 가장 큰 포지션인 유격수를 맡아 안정적이고 매끄러운 수비 능력도 뽐냈다. 불안했던 전반기에 비해서 경험이 쌓일수록 점점 안정을 찾아간 수비 능력은 이제 갓 만 스무살인 선수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노련했다.
역대 신인왕 중 유격수 출신은 1994년 유지현(당시 LG)이 유일하다. 그만큼 신인이 자리잡기 힘든 포지션에서 훌륭한 기량을 펼쳤다는 점이 가장 큰 가산요인이다.
신생팀 kt 마운드의 대들보로 떠오른 조무근은 신예 투수중에서 발군의 성적을 냈다. 2015 kt 2차 6라운드 54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조무근은 후보 3명 중 유일한 프로 첫 해의 순수한 신인. 43경기에 출전해 71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5패 4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88의 성적을 기록했다. 선발과 중간계투 등을 오간 이후 시즌 막바지에는 마무리 투수를 맡아 kt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kt의 불안한 마운드 사정탓에 누적 기록이 돋보이지는 않지만 두 자릿수에 달하는 승리와 함께 4세이브 2홀드를 올리며 전천후로 활약한 것은 높게 평가받을 만한 요소다.
특히 야수쪽에 비해서 더욱 세대교체가
이처럼 신인왕 후보에 오른 3인은 만약 다른해였다면 누가 받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뛰어난 활약을 했다. 대안이 없는 가뭄 속 신인왕이 아닌 모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 패자가 없을 신인왕 경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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