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기장) 유서근 기자] “올해 잘됐더라면 얻은 게 하나도 없었을 것이다. 부족한 점이 머리 속에 확고하게 자리 잡혔다.”
시즌 1승 상금순위 13위(92만3221달러). 김효주(20.롯데)의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성적표다.
결과만 따지고 본다면 우수한 성적이다. 하지만 지난 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점령한 것은 물론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패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김효주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한해였다.
↑ 25일 LPGA와 KLPGA 올스타전이 열리는 부산 기장 베이사이드 골프장에서 만난 자리에서 올해 부진의 원인과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 밝힌 김효주.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살인적인 스케줄이 발목을 잡았다. 한국과 미국을 수시로 오가면서 낭비한 체력은 US여자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 컷 탈락이라는 상처를 남겼다. 여기에 김세영과 신인왕 경쟁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장염으로 경기 중 기권하는 불운을 겪었다.
지난 25일 LPGA와 KLPGA 투어 올스타전인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가 열리는 부산 베이사이드 골프장에서 만난 김효주는 “상반기 무리한 스케줄이 누적돼 하반기에 체력고갈로 이어졌다”며 말했다.
결국 김효주는 ‘국보급 골퍼’로 불렸던 명성에 비해 다소 초라(?)한 1승을 거두며 3승을 거둔 김세영(22.미래에셋)에게 신인상을 내줬다.
무거운 마음에 상심이 클 법도 하지만 김효주는 “만족스럽지 못한 한 해였지만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어 오히려 잘 됐다”면서 “올해 잘 됐더라면 얻은 게 하나도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달 초 일본에서 열린 토토 클래식에서 김효주는 모처럼 만에 활짝 웃었다. 하반기 단 한 차례도 들지 못했던 ‘톱10’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
“우승할 때보다 더 기뻤다. 사라졌던 감이 되돌아오는 느낌을 받았다.”
경기력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김효주에게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 묻자 “이전처럼 목표는 없다”면서도 “올해 내 자신에 실망했던 만큼 체력을 키워 어떤 상황에서도 내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라고 특유의 당찬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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