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U-17, U-20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중앙 미드필더 이소담(21, 대전스포츠토토)은 2013년 3월 키프러스컵을 통해 여자 국가대표로 데뷔했다. 지금껏 성인월드컵, 아시안컵, 동아시안컵, 친선전 등을 거치며 동갑내기 장슬기(고베아이낙) 이금민(서울시청)과 더불어 대표팀에 녹아들었다.
2년 후배 박예은(19, 고려대)은 그가 걸었던 길을 따라 걷는다. 활동량 많은 중앙 미드필더, FIFA U-20월드컵을 통해 이름을 알린 점, 그리고 19세의 나이로 국가대표 부름을 받은 점 모두 빼닮았다. 박예은은 “조소현의 대를 이을 선수”라는 윤덕여 감독의 찬사와 함께 대표팀에 합류, 이소담 등 언니들과 함께 29일 호주전을 준비 중이다.
“청소년 대표 시절 이소담, 이금민 등 언니들과 1년 정도 같이 뛰었어요. 그때 언니들은 A대표팀에도 다녀오곤 했는데, 갔다 올 때마다 달라지는 걸 보고 국가대표 경험이 중요하단 걸 알았죠. 아직 나이 차가 많은 언니들을 대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 언니(이소담 이금민 장슬기 등)들이 챙겨줘서 잘 적응하고 있어요.” 박예은이 말했다.
↑ 이민아의 드리블을 저지하기 위해 권하늘(맨 오른쪽)과 함께 압박 중인 박예은(왼쪽). 사진=대한축구협회 |
23일 파주 축구대표팀 훈련센터(NFC)에 입소하여 팀 훈련에 참가한 박예은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조직력 훈련과 자체 청백전에서 신체 조건과 머리 맵시가 비슷한 대선배 권하늘(27, 부산상무)의 파트너로 낙점 받았다.
아무리 실력 있는 선수라 해도 여덟 살 차이가 나고, A매치 100경기를 뛴 베테랑 옆에서 함께 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박예은은 훈련 중 대학 무대와 청소년 대표에서 하던 그대로 집중력있게 공을 지키고, 거친 몸싸움을 마다치 않으며, 주위 동료에게 정확한 패스를 꽂았다. 권하늘과 훈련한 지 하루 이틀밖에 되지 않은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왔는데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더라고요. 힘도 세고, 볼 소유도 좋고. 전체적으로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제 A대표팀 첫 훈련이요? 말도 마세요. 그때는 어찌나 긴장했는지, 돌아볼 것도 없이 열심히만 뛰자는 생각으로 죽으라 뛰기만 했어요. 요새 친구들은 긴장도 안 하는 것 같고, 당당하게 잘하는 것 같아요.” 권하늘이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운동장 상황은 겉보기와는 다른 모양이다. 훈련을 마친 박예은은 ‘혼이 비정상’인 것처럼 보일 정도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 박예은은 센추리 클럽 가입자 권하늘과의 첫 훈련 소감에 대해 "경험, 여유, 생각의 속도 모두 다르다"고 혀를 내둘렀다. 사진(파주)=윤진만 기자 |
“청소년 대표와는 수준이 다르더라고요. 공수 전환, 패스, 역습 속도 모두 너무 빨라서 쉴 틈이 없었어요. 호흡할 시간도요. 그래도 권하늘 언니가 뒤에서 잘 받쳐주셨어요. 뒤에서 ‘콜’도 많이 해줘서 조금 더 편하게 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늘 언니는 경험, 여유, 생각의 속도 모두 다르더라고요.”
박예은이 27일 예정한 호주와의 3쿼터 비공개 연습경기와 29일 호주와 본 경기에서 얼마나 출전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윤덕여 감독이 박예은을 권하늘의 파트너로 계속 실험해왔고, 훈련 성과에 대해 호평한 걸 보면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질지도 모른다. 국가대표 데뷔 동기로 임선주(25, 현대제철)의 센터백 파트너로 훈련 중인 홍혜지(고려대)도 상황이 비슷하다.
윤덕여 감독은 “소집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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