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29일 새벽, 한화와 SK의 극적 타결 소식이 전해지며 22명의 자유계약선수(FA) 가운데 11명이 원 소속구단에 남았다. 그리고 11명이 FA 시장에 나왔다.
지난해와 같은 숫자다. 그러나 타 팀의 구미를 당길 주요 선수가 더욱 많았다. 장원준(롯데→두산)이 지난해 최대어로 꼽힌 가운데 준척급 이하가 대다수였다. 관심을 모았던 최정, 김강민(이상 SK), 윤성환, 안지만(이상 삼성), 박용택(LG) 등은 잔류를 선언했다.
하지만 올해 FA 시장은 매혹적인 매물이 넘쳤다. 정우람, 박석민, 유한준, 손승락, 윤길현, 정상호 등 대어급이 즐비했다.
각 구단은 FA 시장의 거품을 빼고자 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이들을 잡기 위해 거액을 제시하기도 했다. 구단 FA 최고액은 물론 포지션 FA 최고액을 넘는 카드를 제시했지만 이들은 원 소속구단의 ‘러브콜’을 뿌리쳤다. 그러면서 하나같이 “시장에서의 가치를 알아보겠다”라고 입을 모았다.
↑ 박석민은 30일 NC 다이노스와 4년간 최대 96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원 소속구단 FA 협상에는 마지막 날에 가서야 타결 소식이 들리더니 외부 FA 영입 소식은 쉴 새 없이 전해졌다. 29일 장이 열리자마자 정상호(SK→LG)를 시작으로 윤길현(SK→롯데), 유한준(넥센→kt) 등 3명이 둥지를 옮기더니 이튿날에는 빅3였던 박석민(삼성→NC), 정우람(SK→한화), 손승락(넥센→롯데)이 동시에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심수창(롯데→한화)까지 FA 계약을 마무리 지으면서 이틀 만에 7명이 새 팀을 결정했다.
그리고 잭팟을 터뜨렸다. 깎기는 없었다. 박석민이 도장을 찍은 계약조건은 4년간 최대 96억원. 옵션을 모두 충족할 경우, 역대 FA 최고 몸값이다. 정우람도 4년 84억원으로 불펜 최고 FA 계약(2014년 삼성의 안지만 4년 65억원)을 가볍게 경신했다. 넥센을 떠난 유한준과 손승락도 60억원에 사인을 했다.
이 4명의 몸값만 300억원이다. 정상호, 윤길현, 심수창의 연봉을 더할 경우, 무려 383억원에 이른다. 원 소속구단에 남은 11명의 총 몸값인 334억7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협상도 지지부진하지 않다. 이틀 내 사실상 교통정리가 됐다. 해외 진출을 선언한 김현수(두산)과 기초 군사훈련 중인 오재원(두산)을 제외하면, 남은 FA는 박재상(SK)과 고영민(두산)이다. 시장은 슬슬 정리 분위기다. 무엇보다 협상 속도가 매우 빨랐다. 1년 전만 해도 시장 이틀 동안 계약이 완료된 건 kt의 FA 삼총사(김사율·박기혁·박경수)와 한화의 김성근호에 합류한 첫 FA인 권혁 등 4명이었다.
선수들이 가치를 알아보겠다며 시장에 나가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자신감을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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