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윤진만 기자] 후반 41분, 어퍼컷이 한 방 쑥 날아왔다. 그전까지 요리조리 피하던 부산아이파크는 그 한 방에 K.O. 수원FC 정민우의 타격이 정확했다지만, 그 전에 이미 부산은 다리가 풀린 상태였다.
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0-0 팽팽하던 후반 8분 중앙선 부근에서 부산 공격수 홍동현에게 백태클을 시도한 수원 수비수 임하람이 일발 퇴장했다. 뒤에서 공만 건드렸지만, 주심은 시도 자체가 ‘부상을 유발하는 위험한 파울’이었다고 판단했는지, 레드카드를 꺼냈다.
부산은 상대의 퇴장 덕에 35분이나 수적 우위를 안고 뛸 수 있었다. 헌데 그 시간을 스스로 14분으로 단축했다. 22분, 홍동현이 상대 골키퍼 박형순에게 한발 늦은 태클을 시도하다 경고 누적으로 임하람의 길을 따라 걸었다. 공이 이미 박형순 품에 안긴 뒤였지만, 공에 대한 집착 때문인지, 과다 의욕 때문인지, 길게 뻗은 다리를 굽히지 않았다. 퍽. 퇴장.
↑ 망.연.자.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
머릿수가 하나 더 많을 때 외려 상대에게 공격권을 넘겼던 부산은 다시 동등한 입장이 되자 잽을 맞는 횟수가 점점 늘었다. 수원이 한 명 모자란 상황에서 의식적으로 상대 진영쪽으로 전진한 반면, 부산은 머릿수가 같은데도 1명이 모자란 것 마냥 뒤로 물러났다. 습관처럼.
24분 자파, 25분 김창훈의 슈팅에 골문이 반쯤 열렸다. 그리고 41분 정민우의 문전 앞 슈팅에 문고리를 내줬다. 상대의 공격을 온 몸을 날려 막던 부산 수비진들은 코너킥 상황에서 자파와 정민우를 놓치며 뼈아픈 실점을 했고, 그대로 0-1 패했다. 낯설지 않다, 이런 패배.
이 경기만 놓고 보면 홍동현에게 일정 부분 책임을 물어야겠지만, 부산이 챌린지 팀 앞에서도 무너진 이유를 이 경기에서만 찾을 수 없다. 수원에 잽을 허용해 다리가 풀렸다기보다는 이미 7월26일부터 15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하며 활력을 잃은 상태로 경기에 임한 탓에 힘을 낼 수가 없었다.
↑ 부산은 5일 오후 4시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수원FC와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을 한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
부산은 승강 플레이오프 전 대전, 전남, 울산전에서 ‘이길 뻔한’ 데에 만족할 게 아니라 진짜 이기는 경기를 해보고서 수원에 왔어야 했다. 선수들에게 갑자기 ‘D-Day’이니 잘 해보자, 가족 인터뷰 영상을 보며 우리 동기부여 하자, 고 해도 순간적으로 감정을 고취할지언정 ‘루징 멘탈리티(Losing Mentality)’까지는 바꿔놓지 못한다.
불필요한 상황에서 무리한 태클로 퇴장하고, 머릿수가 많은 데 수세에 몰리고,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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