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축구특별시의 몰락. 2015년 프로축구 K리그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아닐까. 대전 시티즌의 강등 동반자는 부산 아이파크였다. 또 다시 클래식(1부리그) 2팀이 챌린지(2부리그)로 떨어졌다. 대전은 2년 만에 두 번째, 부산은 창단 첫 번째 경험이다.
대전과 부산의 클래식 퇴장은 씁쓸했다. 충격적인 결과는 예고된 ‘인재’였다. 개막 전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잔류 및 강등의 전쟁터에 나가기도 전부터 준비가 소홀했다. 그리고 우려대로 추락. 반등의 비상은 없었다. 계절이 지나 다시 추운 겨울이 올 때까지. 감독 교체가 만능약이 될 수 없다. 부실한 기초공사를 뒤늦게 보수하긴 어려웠으며, 불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대전과 부산이 올해 몇 승을 거뒀을까. 대전이 4승, 부산이 5승을 거뒀다. 두 팀이 합작해도 9승이다. 클래식 우승팀 전북(22승)까지 살필 필요도 없다. 자동 잔류 마지노선의 10위, 광주 FC가 10승을 했으니 두 팀이 얼마나 무기력했던 팀인지 깨달을 수 있다. 시쳇말로 승점 자판기 신세였다.
↑ 부산 아이파크(왼쪽)와 대전 시티즌(오른쪽)의 2016년 K리그 맞대결은 클래식(1부리그)가 아닌 챌린지(2부리그)에서 펼쳐진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이길 줄 모르는 팀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을 리가 없다. 대전은 너무 늦게 발동이 걸렸다. 25라운드까지 그들은 딱 1번 이겼다(5무 19패). 부산 역시 지난 7월 26일 대전을 2-1로 꺾은 뒤 15경기 연속 무승(6무 9패)을 기록했다. 스플릿 라운드 직전, 최영준 감독을 ‘해결사’로 영입했으나 아직까지 ‘무승’ 감독이다.
결과 못지않게 내용도 실망스러웠다. 좋은 게 없었다. 잦은 변화는 해가 될 수밖에. 두 팀은 각각 72실점과 55실점을 했다. 수비는 구멍이 뚫렸다. 그렇다고 공격이 잘 풀린 것도 아니다. 1경기 1골 넣기도 벅찼다. ‘원 팀’으로 버텨야 했지만 ‘원 팀’이 아니었다. 팀으로 결속력이 떨어졌다.
떨어질 팀이 떨어졌다, 그게 클래식 강등 팀을 바라보는 축구계와 축구팬의 시선이다. 몰락이다. 대전과 부산은 한때 축구특별시로 불렸던 곳이다. 1990년대의 부산과 2000년대 초반의 대전은 매우 특별한 축구도시였다. 하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 현실은 퇴보하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그라운드 안은 물론 밖까지.
투자가 성공을 보장하지 않으나 투자 없이 성공은 이뤄질 수 없다. 그 길을 걷지 않았다. 그렇다고 효율적인 것도 아니다. 제한된 예산 속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지는 수원 FC의 클래식 승격을 통해 잘 드러났다. 부산보다 예산이 적은 클래식 팀도 생존했다. 돈이 부족해도 문제지만, 얼마나 잘 쓰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그 퇴보에 축구팬의 발걸음도 뜸해졌다. 팬을 잃어갔다. 결과와 내용이 나쁜 데다 딱히 매력까지 없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올해 평균 유료 관중 집계에서 부산은 3304명, 대전은 2740명으로 각각 10위와 11위에 그쳤다. 부산은 유료 관중 비율이 36.1%로 제주 유나이티드(23.3%) 다음으로 낮았다. ‘인기구단’이라는 표현은 머나먼 옛 추억일 따름이다.
2016년 클래식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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