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황석조 기자] 어느 순간부터 그가 없는 이벤트는 허전해졌다. 이번 시즌 두산 마운드를 지켰던 유희관(29·두산)의 비시즌은 정규시즌 만큼이나 분주하다. 이날 개최된 자선대회에서도 넘치는 쇼맨십으로 많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유희관은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치러진 2015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 참가했다. 대회는 양준혁 야구재단이 주최했으며 양준혁, 이종범 등의 프로야구 레전드를 비롯해 김광현, 유희관, 최준석, 정수빈 등 내로라하는 특급 스타들이 함께했다.
이날 경기에 참여한 선수들은 대부분 주 포지션이 아닌 이색적인 역할을 맡았다. KBO리그 에이스로 마운드를 호령하던 선수들은 방망이를 쥐었고, 대표 거포타자들은 글러브를 낀 채 마운에서 공을 던졌다.
↑ 유희관이 희망더하기 자선대회에서 에릭 테임즈의 모습을 완벽히 재현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시작부터 남달랐다. 유희관은 첫 타석, 폴짝폴짝 개구리 뜀뛰기를 하며 타석에 섰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동료선수인 서건창의 타격폼을 따라했다. 그는 타석에서 마치 서건창이 빙의된 듯 완벽이 그 모습을 재현하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압권은 세 번째 타석이었다. 유희관이 아닌 ‘테희관’이었다. 이번 시즌 KBO리그 MVP를 차지한 에릭 테임즈로 완벽 변신했다. 타석에 등장하기 전 테임즈의 트레이드마크인 수염을 턱에 붙이고 나온 유희관은 갑자기 상대 더그아웃에서 김태군을 불러냈다. 이는 정규시즌서 테임즈와 김태군이 보여준 세레모니를 재현하기 위해서였다. 달려 나온 김태군과 함께 격한 세레모니를 펼친 유희관은 타석에서도 테임즈의 폼으로 승부했다. MVP 테임즈의 기운이 전해진 것일까. 유희관은 호쾌한 안타를 선보이며 퍼포먼스 이상의 무엇을 남기며 동료들과 팬들에게 잊지 못할 명장면을 펼쳤다.
↑ 유희관이 동료선수 서건창의 타격폼을 재현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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