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13년이라는 세월의 벽을 넘을 수 있는 순간이 다가왔다. 오랜 세월 동안 내야수 부문 ‘황금장갑’은 토종 선수들이 독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만큼은 외국인 내야수들의 활약이 대단했다. 13년 만에 외국인 내야수 골든글러브 탄생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올해 포지션 별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201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8일 오후 4시40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다.
이미 KBO는 지난달 30일 올 시즌 출전 경기 숫자와 투구, 타격, 수비 등 각 포지션 특성과 기준을 설정해 골든글러브 후보 44명을 발표했다. 정규시즌 투·타 부문별 1위 선수는 자동으로 후보에 포함됐다.
올해 골든글러브 후보 중 외국인 선수들은 6명이다. 그 주인공들은 에릭 테임즈와 에릭 해커(이상 NC),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앤디 마르테(kt), 브렛 필(KIA), 짐 아두치(롯데). 사실 외국인 선수들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흔치 않았다. 지난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후 단 11명만이 황금장갑을 받았다.
지난 5년만 살펴보더라도 지난 시즌 앤디 밴헤켄(당시 넥센)이 유일했다. 외국인 선수가 3명으로 확대되기 전까지 대부분 팀들은 외인 투수만을 데려왔다. 투수 골든글러브 부문은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확실히 눈에 들어올 성적이 아니라면 수상은 힘들었다.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에릭 테임즈-야마이코 나바로-앤디 마르테-브렛 필 사진=MK스포츠 DB |
이번에는 역대 최초로 3명 이상 외인의 골든글러브 수상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투수 부문에서는 다승 1위(19승)와 평균자책점 2위(3.13)의 해커가 앞장서고 있다. 평균자책점 1위(2.44)의 양현종(KIA) 정도가 유일한 대항마로 꼽힌다.
무엇보다 내야수 부문에서의 외인 강세는 뚜렷하다. 역대 외인 내야수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적은 지난 2002년 틸슨 브리또(당시 삼성)가 유일하다.
먼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테임즈는 골든글러브까지 충분히 욕심 부릴 수 있는 상황이다. 테임즈는 올 시즌 타율 1위(3할8푼1리), 득점 1위(130득점), 타점 2위(140타점), 홈런 3위(47홈런), 도루 5위(40도루) 등 공격 전 부문에 걸쳐 상위권에 위치했다.
특히 테임즈는 KBO리그 역대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달성하고 사이클링히트도 두 차례나 성공하는 대기록을 연이어 작성했다. 지난 2012년 이후 4회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에 도전하는 박병호(미네소타)가 유력 경쟁자다. 이뿐만 아니라 필도 올 시즌 타율 3할2푼5리 22홈런 101타점의 성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2루수 부문에서도 나바로가 한 발짝 앞서는 모양새다. 나바로는 올 시즌 타율 2할8푼7리 48홈런 137타점 126득점 22도루를 기록했다. 홈런 2위, 타점·득점 3위의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 1999년 홍현우(당시 해태)가 세운 역대 2루수 한 시즌 최다 홈런(34홈런)과 최다 타점
3루수 부문인 마르테도 올 시즌 타율 3할4푼8리(4위) 20홈런 89타점의 기록으로 황금장갑에 도전한다. 다만 경쟁자인 박석민(NC)의 성적도 만만치 않다. 박석민은 올해 타율 3할2푼1리 26홈런 116타점(공동 7위)을 기록했다.
[forevertos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