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일깨운 김성근의 한 마디 “고바야시”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근한 기자] LG 트윈스 이상훈 코치는 지난 2013년부터 고양 원더스의 투수 코치로 2년을 보냈다. 당시 감독이었던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자신을 일깨운 김성근 감독의 한 단어를 밝혔다. 바로 “고바야시”였다.
이 코치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LG로 돌아온 소감과 코치로서 다짐을 전했다.
이 코치는 먼저 지도자로서 역할을 설명했다. 이 코치는 “선수들을 가르치는 것도 내가 어떻게 마음을 먹고 선수들에게 다가가느냐가 중요하다. 고양 원더스와 두산 베어스 코치로 있을 때 모두 일관성 있게 행동했다고 생각한다. 주위에서는 사람이 어떻게 안 변하냐는 소리도 들었다. 나쁘게 보면 발전이 없을 수도 있지만 좋은 뜻으로 받아들이고 실천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만드는 것이 아닌 스스로 일깨우게 하는 것이 이 코치의 지론이다. 이 코치는 “제 자신에게 후회 없는 가르침을 통해 여태까지 선수들하고 지냈다. 선수들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능력을 스스로 끄집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지도자의 역할이다”라고 강조했다.

↑ 고양 원더스 시절 김성근 감독-이상훈 코치 사진=MK스포츠 DB

원더스 시절 김 감독과의 일화도 공개했다. 당시 일본 국적의 팀 마무리 투수인 고바야시 료칸와 관련된 사연. 이 코치는 “원더스에 들어간 첫 해 첫 정식 경기에서 7회까지 팀이 이기고 있었다. 근데 감독님께서 ‘고바야시’라고 딱 한 마디를 하시더라. 사전에 아무런 설명 없이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준비가 안 됐다고 말씀드리니 고개를 돌리셨다”고 운을 뗐다.
‘고바야시’라는 한 마디가 이 코치를 일깨웠다. 이 코치는 “그 한 마디를 듣고 나서야 내가 알아서 미리 투수를 준비시켜야겠다고 깨달았다. 그 후 감독님의 마음을 읽고 항상 두 명 정도를 미리 몸 풀게 했다. 두 명 중 한 명은 꼭 쓰시더라. 간접적으로 가르침을 주신 것 같았다. 이후 선발-불펜에서의 한 경기 운영을 다 머리 속에 미리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 간 몸을 담은 두산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이 코치는 “두산 2군에서 저 혼자 한 경기를 운영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선수도 키우면서 경험도 쌓게 해야 하고 결과적으로 경기도 이겨야 한다. 2군에서 투수들을 많이 키웠다. 제 뜻대로 운영해본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두산에 고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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