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핫산 무스타파(이집트) 국제핸드볼연맹(IHF) 회장이 이례적으로 세계선수권에서 벌어진 비디오 판독 오심에 대해 한국 라커룸을 방문해 사과했다.
그 동안 국제대회에서 번번이 오심 때문에 눈물을 흘렸던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이번에도 오심으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그것도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비디오 판독으로 생긴 오심이었기에 더욱 개운치 않았다.
한국은 8일(한국시간) 덴마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22회 여자 핸드볼 세계선수권대회 조별리그 C조 프랑스와 경기를 펼쳤다.
↑ 사진=대한핸드볼협회 제공 |
결국 이날 경기는 22-22 무승부로 끝났다. 오심이 아니었다면 1골차 승리를 거둘 수 있었기에 대표팀의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덴마크 현지의 대한핸드볼협회측은 국제핸드볼연맹(IHF) 측에 항의의 뜻을 강하게 전달했다. 덴마크 현지 언론도 중계 화면을 연달아 재생하며 이번 오심에 대해 강한 비판의 논조를 띤 보도를 내보냈다.
비상이 걸린 IHF는 밤샘 회의 끝에 8일 공식 홈페이지에 '동영상 판독에 따른 판정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입장을 발표했다.
IHF는 "전반에 나온 한국 13번 유현지의 득점이 골라인을 넘었지만 판독 결과 골로 인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분명한 오심으로 비디오 판독이 부정확했다. 따라서 남은 대회 기간에 비디오 판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IHF는 "한국-프랑스전 경기 심판진과 감독관은 남은 경기에서 배정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경기 결과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고 명시했다. 만약 유현지의 골이 인정됐다면 한국의 한 골 차 승리로 끝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뼈아픈 결과였다.
IHF의 후속 대처는 홈페이지에 입장을 표명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 무스타파 회장이 한국 선수단 라커룸을 직접 찾아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한국이 콩고를 35-17로 제압한 9일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을 방문한 무스타파 회장은 "어젯밤 일어난 오심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다시는 이런 오심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한국 여자 핸드볼팀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결승전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임영철 감독은 무스타파 회장의 전격 라커룸 방문에 대해 "정말 이례적인 일"이라며 "IHF가 야심차게 도입한 비디오 판독 시행 초기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오심이 일어났기 때문에 핫산의 '라커룸 사과'는 일종의 극약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선수단 주장이자 오심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유현지는 "경기가 끝난 뒤 오심 동영상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면서 "핫산 회장의 사과를 받으니 마음에 위안도 됐고, 나름 뿌듯했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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