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방동) 윤진만 기자] “차라리 훈련이 더 나은 것 같아요.”
14일 오후 5시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여성가족재단 여성플라자에서 실시한 ‘2016년도 K리그 신인선수 교육’에 참가한 한 신입생은 지나가는 말로 투덜거렸다. 종일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강의를 듣는 것이 퍽 힘든 모양이었다. 살벌한 훈련과 비교한 걸 보면.
각 테이블에 앉은 다른 선수들도 엎드렸다 허리 펴길 반복하고, 휴대전화를 만지작했다. 한두 명이 아니라 대다수의 선수가 흰색 테이블 대신 녹색 잔디를 그리워한단 걸 느낄 수 있었다.
↑ 14~15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2016년도 K리그 신인선수 교육이 열렸다. 사진(서울 대방동)=정일구 기자 |
15일 오전 10시 ‘부정방지 교육’을 강의한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동북중 1학년에 다니는 축구선수 아들이 있다. 내 아들도 책을 읽는 것보다 나가서 뛰는 것을 당연히 더 좋아한다”며 선수들의 심경을 헤아렸다.
선수들은 오후 1~4시 노인용 보행기를 직접 제작하여 노인 복지시설에 기증하는 ‘Silver Car' 골든벨 코너를 끝으로 귀가하거나 새로 몸담을 팀으로 복귀했다.
↑ 14일 신인선수 교육장에서 허정무 연맹 부총재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신인 선수들. 사진(서울 대방동)=정일구 기자 |
선수들의 표정과 목소리에선 일종의 해방감이 읽혔지만, 문을 나서는 그들의 속내는 달랐으리라 짐작한다. 머잖아 ‘경쟁’이라는 이름의 더 큰 압박감이 찾아오리라는 사실을 알기에.
14일 저녁 ‘레전드의 만남’ 토크쇼에서 대선배 김병지는 “팀에는 여러분과 같은 포지션에 상상하기 힘든 선수들이 자리 잡고 있다. 선배들도 여러분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땀을 흘린다. 죽도록 열심히 하라”고 뼈 있는 조언을 던졌다.
↑ "죽도록 열심히 해라, 후배들아" 레전드 김병지가 아들뻘 후배들에게 뼈 있는 조언을 건넸다. 사진(서울 대방동)=천정환 기자 |
지난 7월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입단 제의를 받았던 U-18 대표팀 미드필더 김정환(서울 입단 예정)은 “프로에 가면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당찬 포부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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