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은퇴를 번복한 종합격투기(MMA) 황제 표도르 예멜리야넨코(39·러시아)는 일본 신생단체 ‘라이진 FF’를 선택했다. 그러나 표도르를 영입할 수 있다는 로드 FC의 발언도 허세는 아니었다.
‘라이진 FF’는 오는 29일과 31일,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2015 라이진 파이팅 월드그랑프리’를 개최한다. 표도르는 31일 흥행의 메인이벤트로 나선다. 같은 날 로드 FC는 2005년 K-1 월드그랑프리 히로시마대회 챔피언 밥 샙(41·미국)과 아시아 페더급(-66kg) 강자로 손꼽히는 김수철(24)을 대표로 출전시킨다.
로드 FC 관계자는 20일 MK스포츠와의 통화에서 “라이진 설립자 사카키바라 노부유키(53·일본)가 올해 초 정문홍(41) 로드 FC 대표를 만나 ‘아시아 MMA 부활’이라는 대의명분을 말하며 도움을 청했다”고 밝혔다. 사카키바라가 라이진 창설을 공식 발표한 것은 10월 8일이었으나 로드 FC는 한참 전부터 이를 알고 있었다.
사카키바라는 세계 1위 대회사였던 프라이드 FC 대표를 역임했다. ‘프라이드’는 2007년 10월 4일 UFC에 흡수됐다. 정문홍 대표는 스콧 코커 제2대 벨라토르 회장과도 라이진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토르’는 UFC 다음가는 2위 단체로 평가된다.
↑ 사카키바라 노부유키(가운데) 라이진 대표와 표도르(오른쪽). 정문홍 로드 FC 대표는 올해 초 사카키바라와 회동했다. 사진=라이진 FF SNS 공식계정 |
↑ 밥 샙(윗줄 가운데 오른쪽) 로드 FC 부대표도 ‘2015 라이진 파이팅 월드그랑프리’에 참가한다. 사진=라이진 FF SNS 공식계정 |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의 SAP 센터에서 9월 19일 열린 ‘벨라토르 MMA & 글로리: 다이너마이트 1’이라는 대회에는 표도르와 사카키바라가 특별손님으로 참석했다. 둘은 생중계에 모습을 드러내 일본 연말대회에 표도르가 참석한다고 공개했다. 아직 ‘라이진’이라는 이름은 드러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표도르가 복귀를 천명한 것은 7월 14일, 정문홍 대표가 “표도르를 데려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기염을 토한 것은 불과 이틀 후인 7월 16일이다. 사카키바라·벨라토르와의 교감으로 로드 FC가 표도르의 은퇴 번복을 사전에 인지했기에 나올 수 있던 빠른 반응이었다.
라이진에 출전하는 밥 샙은 로드 FC 글로벌 부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783일(만 2년1개월23일) 만의 실전이기에 로드 FC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으나 단체 내 직위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부대표까지 투입할 정도로 공을 들인 로드 FC에 라이진은 정문홍 대표를 VIP로 대회 현장에 초대하는 것으로 화답
로드 FC는 26일 중국 상하이 동방체육관에서 ‘로드 FC 27’을 개최한다. 세계 4대 휴대전화 생산업체로 급부상한 ‘샤오미’가 후원하고 중국 국영방송 CCTV의 생중계가 확정됐다. 정문홍 대표는 귀국하지 않고 상하이에서 일본 사이타마로 직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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