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다사다난, 이 말이 딱 어울리는 2015년 프로야구다. 1982년 출범 이래 사상 첫 10구단 시대를 열었으며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하지만 부끄럽고 시끄러웠던 일도 많았다.
‘MK스포츠’는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2015년 프로야구의 이슈를 숫자로 정리한다. 올 한 해가 남은 날짜만큼 풀어간다. 12월 24일은 2015년의 남은 8번째 날이다. 8에 관한 이슈를 들여다본다.<편집자 주>
↑ 2015년 10월 이전과 이후로 장성우의 야구 인생은 크게 달라지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8 : 장성우 사건, 길었던 침묵의 시간 8일
2015시즌 1군에 진입한 kt 위즈는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막내들은 아름다운 반전을 만들고 시즌을 마감한 뒤 내년 시즌 더 밝을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잔잔했던 수면 위에 돌이 던져졌다.
장성우의 옛 연인은 10월 8일 SNS를 통해 그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야구계에 루머를 만들고 명예를 훼손할 만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다. 폭로전은 1차에서 그치지 않았다. 장성우가 팀 동료, 코칭스태프, 다른 팀 선수, 치어리더, 팬들에게까지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구단 측은 잠잠했다. 선수 개인의 일이기에 구단에서는 나서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아직까지는 사건의 사실 여부가 불분명했기에 해명을 요구하거나, 혹은 진심어린 사과를 기대했던 팬들이 먼저 접해야만 했던 건 고소 사실이었다. 폭로전으로 피해를 입은 치어리더는 13일 장성우와 전 여자친구를 고소했다.
장성우가 구단을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1차 폭로가 있던 날로부터 8일 뒤인 16일이었다. 침묵은 금이라는데, 이 사건에서 침묵은 최악의 선택이었다. 15일 오후 삼성 라이온즈의 원정 도박 의혹이 보도되면서 해당 사안으로 관심이 쏠린 틈을 탄 ‘물타기’가 아니냐는 등 팬들의 비난도 당연했다.
장성우는 직접 작성한 엄청난 분량의 사과문을 통해 일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일부는 과장됐다고 해명했다. kt 구단은 법의 판결을 받은 뒤에 합당한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사실을 인정한 상황에서 징계를 질질 끌 필요는 없었다. 계획보다 빠르게 11월초 징계 방안을 내놓았다.
kt는 자체 징계로 2016시즌 50경기 출장정지 및 연봉 동결, 벌금 2천만원을 부과했다. 이 외에도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구단 이미지를 훼손할 경우 One-Out 제도로 퇴출 등 징계 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상벌위원회를 열고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3항에 의거, 유소년야구
최근 수원지검 형사 3부는 검찰시민위원회 의견을 물어 장성우와 옛 여자친구를 모두 불구속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원래대로라면 2016시즌을 대비해야 했을 장성우는 현재 부산의 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동시에 유소년 야구 도우미가 되어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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