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고양 오리온의 외국인 가드 조 잭슨(23)이 코트 위 난투극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될 명백한 잘못이다. 하지만 과연 면죄부는 없는 것일까.
지난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은 잠실학생체육관. 친정 팀 서울 SK를 상대로 고양 오리온의 애런 헤인즈가 40여일 만에 복귀전을 가진 빅매치였다. 하지만 헤인즈는 1쿼터 막판 다시 발목이 접질리는 부상을 당해 코트를 떠났다.
헤인즈의 빈자리는 잭슨이 채웠다. 잭슨은 엄청난 운동량을 보였다. 존재감도 대단했다. 자신의 고집스러운 득점보다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도 눈에 띄게 좋았다. 화려한 개인기와 스피드로 SK 수비진을 흔들었다. 이승현과 장재석에게 수차례 A패스를 연결시켰고, 필요할 땐 스스로 득점도 올렸다.
↑ 고양 오리온 추일승 감독이 흥분한 조 잭슨을 진정시키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하지만 경기 막판 치명적인 두 차례 실수를 저질렀다.
첫 번째 실수는 어쩔 수 없었다. 잭슨은 76-76으로 동점을 이룬 경기 종료 2분35초 전 이승현의 스틸로 공격권을 가져온 뒤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제치고 속공 덩크를 시도했다. 하지만 림에 빨려 들어갔던 공이 다시 튕겨져 나왔다. 리드와 함께 확실하게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 하지만 덩크슛의 양날의 검일뿐이었다. 그 상황에서 충분히 시도할 수 있는 덩크슛이었고 결과에 운이 없었다.
이후 분위기는 SK로 넘어갔다. SK는 곧바로 오용준의 결정적 3점슛이 터지면서 79-76으로 달아나 흐름을 잡은 뒤 85-80까지 벌려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잭슨의 두 번째 실수는 종료 2초를 남긴 상황서 벌어졌다. 오리온 김강선의 슛이 실패한 뒤 김민수가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뒤였다. 이미 승부는 SK로 기울었지만, 잭슨은 포기하지 않고 김민수를 파울로 끊으려 했다. 그 과정에서 김민수의 팔을 잡고 늘어졌다.
심판의 휘슬이 늦었다. 그 사이 김민수가 신경질적으로 팔꿈치를 사용했다. 잭슨은 김민수의 오른 팔꿈치에 안면을 가격 당했다. 그 뒤에야 휘슬이 뒤늦게 울렸다.
턱 부분을 맞은 잭슨이 흥분했다. 잭슨은 김민수의 가슴 위쪽을 밀쳐내며 몸싸움을 벌였다. 심판이 둘을 말렸고, 잭슨은 분을 삭이지 못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도 코트까지 뛰어나와 잭슨을 진정시켰다.
잭슨은 비신사적인 행위로 인한 테크니컬 파울로 즉각 퇴장을 당했고, 비디오 판독 결과 팔꿈치 가격으로 원인을 제공한 김민수도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오리온은 80-89로 졌다.
이유를 막론하고 김민수를 밀쳐 낸 뒤 주먹을 쥐고 난투극 직전까지 갔던 잭슨의 행동은 잘못됐다. 끝까지 자신의 감정을 통제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 이전에 김민수의 팔꿈치 가격, 그 순간을 잡아내지 못한 해당 심판의 뒤늦은 파울 콜이 아쉬웠다. 심판이 파울 작전을 펼치려고 했던 잭슨의 의중을 빨리 알아차렸다면 잭슨과 김민수의 몸싸움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고, 잭슨의 분노도 없었을 것이다. 늘 지적되고 있는 심판의 운용의 묘가 아쉬운 볼썽사나운 결과였다.
↑ 고양 오리온 조 잭슨과 서울 SK 김민수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