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중국 상하이) 강대호 기자] 케이지 안에서는 과격하나 밖에서는 여전히 소년 같은 감성을 지닌 청년이었다.
중국 상하이 동방체육관에서는 26일 ‘로드 FC 27’이 열렸다. 내몽골자치구 출신 종합격투기(MMA) 선수 아오르꺼러(20·중국)는 2부 제4경기(5분×3라운드)이자 무제한급 토너먼트 준준결승에 임하여 XTM 리얼리티 프로그램 ‘주먹이 운다’ 시즌 3에 출연한 김재훈(26)을 경기 시작 24초 만에 KO로 이겼다.
승리는 화끈했으나 주심은 물론이고 주변이 모두 말리는데도 김재훈을 계속 때리려 하는 불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아오르꺼러는 대회 후 기자회견장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게 됐다,
아오르꺼러가 공개사죄를 한 것은 정문홍(41) 로드 FC 대표의 직접적인 권유도 있었으나 흥분을 이기지 못한 경거망동에 현장의 중국팬들도 야유하자 정신적으로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전해진다. 겉보기와 달리 여론에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 아오르꺼러(가운데)가 ‘로드 FC 27’ 2부 제4경기이자 무제한급 토너먼트 8강 승리 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중국 상하이)=강대호 기자 |
↑ 아오르꺼러가 ‘로드 FC 27’ 2부 제4경기이자 무제한급 토너먼트 8강에서 이겼음에도 공격 시도를 중단하지 않아 제지당하고 있다. 사진(중국 상하이)=강대호 기자 |
김재훈과 아오르꺼러는 11월 18일 중국 베이징 기자회견에서 무제한급다운 육중한 몸으로 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육탄신경전 영상이 공개되자 김재훈은 한국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상당시간 오르며 화제가 됐다. 아오르꺼러도 세계 최대 중국어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의 보도를 시작으로 중국의 유튜브로 유명한 ‘유쿠’ 등으로 비디오가 공유되면서 세인의 입에 오르내렸다.
당시 중국 언론들은 “수도 베이징에서 한국 깡패가 난동을 일으켰다”, “무례한 상의 탈의” 등의 표현으로 김재훈을 비판했으나 아오르꺼러도 고운 시선을 받진 못했다. MK스포츠와의 11월 25일 인터뷰에서 아오르꺼러는 “영상 때문에 스트레스가 정말 컸다. 이렇게 파급력이 클 줄 몰랐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로드 FC 27’ 준비 과정에서 아오르꺼러를 며칠간 겪어본 한국 관계자는 대회가 끝나고 “비호감과는 거리가 멀다.
아오르꺼러가 비신사적 행동을 사과하면서 로드 FC는 해당 선수를 계속 기용할 수 있는 명분 얻게 됐다. 무제한급 토너먼트 준결승 이후 행보가 주목된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