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아랍계 방송 ‘알 자지라’가 미국 프로스포츠의 치부를 공개했다.
알 자지라는 28일(한국시간) ‘어두운 면(The Dark Side)’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스포츠계 금지약물 복용 실태를 고발했다.
이들은 영국 출신 육상 선수 리암 콜린스가 바하마,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 의사, 약사들과 상담을 받는 내용을 몰래카메라로 촬영, 스포츠계, 그중에서도 특히 미국 프로스포츠계에 만연한 약물 복용 실태를 고발했다. 여기에는 미국프로풋볼(NFL) 최고 스타 중 한 명인 덴버 브롱코스의 주전 센터백 페이튼 매닝의 이름도 포함됐다.
↑ 타일러 티가든은 금지약물 복용 사실을 털어놓는 장면이 알 자지라 방송에 그대로 잡혔다. 사진=ⓒAFPBBNews = News1 |
지난 2013년 약물 파동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메이저리그도 안전하지 못한 곳으로 묘사됐다. 이들은 라이언 하워드(필라델피아), 라이언 짐머맨(워싱턴) 등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델타 2’라는 이름의 금지약물을 복용했다고 폭로했다.
당연히 당사자들은 반발했다. 하워드와 짐머맨의 변호사인 윌리엄 버크는 ‘MLB 트레이드루머스’를 통해 “두 선수에 대한 거짓말을 보도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고 무책임한 일”이라며 법적 소송을 준비하겠다고 반발했다.
여기에 방송 내용이 전해진 이후 두 선수의 이름을 언급한 약사 찰리 슬라이가 매닝에 대한 발언 내용을 뒤집는 일도 벌어졌다. 그는 ‘ESPN’ 등 현지 언론을 통해 콜린스에게 털어놓은 내용이 ‘그가 업계 정보를 빼가는 사람인지 떠보기 위한 것’이었다고 둘러댔다. 자연스럽게 하워드와 짐머맨에 대한 내용에도 신뢰도가 떨어졌다.
그러나 콜린스의 몰래카메라에 야구선수가 직접 등장한 것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텍사스(2008-2011), 볼티모어(2012-2013), 메츠(2014), 컵스(2015) 등에서 뛰었던 포수 테일러 티가든이 그 주인공이다.
티가든은 찰리 슬라이라는 이름의 약사와 얘기를 나누며 지난 해 금지약물을 복용했고, 2주간 복용하고 4주 뒤 검사를 받았지만 적발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했다. “소변검사만 할뿐, 혈액 검사는 많아야 일년에 두 번”이라며 메이저리그 도핑시스템의 허점도 얘기했다. 이런 내용이 방송을 위한 연기라면, 그는 야구선수가 아니라 배우를 해야 한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지난 6년간 금지약물 복용 조사를 해 온 에디 도밍게스도 같은 프로그램에 등장, “내가 믿기로는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 중 최소 20%는 (금지약물을) 사용하고 있다. 100명 정도는 징계를 받아야 하지만, 그러지 않고 있다. 이것은 마치 쥐와 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번 방송에서 언급된 선수들에 대해 얼마나 강도 높은 조사를 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여전히 약물의 그림자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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