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kt 위즈 외야수 하준호(26)는 야구 욕심이 많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면 자신에게 화를 내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경쟁자들보다 몇 발자국 더 앞서고 싶은 의지도 솔직하게 드러낸다.
kt는 이번 겨울 들어 이진영(2차 드래프트), 유한준(FA 계약)을 영입하면서 외야 전력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전력을 끌어올린 팀이야 좋지만, 더 거세진 경쟁에 기존 외야수들은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준호도 예외는 아니다.
↑ 2016시즌 예고된 kt 위즈 외야진의 치열한 경쟁은 하준호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베테랑 선수들의 영입은 확실히 위기다. 김사연, 오정복, 김민혁까지 4명이서 2자리를 놓고 주전 경쟁을 펼치던 상황에서 이제는 ‘없을지도 모르는’ 자리를 두고 경쟁을 해야 한다. 아직 포지션이 완벽하게 정해지지 않은 이진영의 1루 기용 여부에 따라 외야 자리가 생기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
경쟁이 심화됐지만 이 상황이 하준호에게 꼭 좌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준호는 나름의 경쟁력도 있다. 우선 팀에 얼마 없는 좌타자다. 현재 kt 선발 라인업에 남아있는 좌타자는 이대형 뿐이다. 애초에 트레이드 역시 좌타자 보강 측면에서 이루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조범현 감독이 여러 차례 칭찬했을 정도로 센스도, 근성도 대단하다. 유한
대변화에 놓인 그의 각오가 궁금했다. 그러나 하준호는 여러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을 따름이다. 경쟁에 휘둘리기보다는 꼿꼿하게 자신의 길을 가려 한다. “조용히 기회를 노리겠다”는 단 한 마디에서 어느 때보다 강한 각오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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