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병신년 새해, 올해는 어떤 곳으로 떠나볼까. 그래서 물었다. 그것도 ‘여행박사’라는 상호를 내걸고, 자존감있게 여행업계에서 세몰이 중인 여행박사 310명 전직원에게 설문을 돌렸다. 그렇게 해서 집계된 ‘여행박사들이 꼽은 병신 핫플레이스’리스트를 공개한다. 솔직히, 새로우면서 숨은 핫스폿을 기대했는데,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하와이. 저가항공의 돌풍이 장거리 노선으로 튀었다. 첫 격전지가 하와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도쿄여행의 재발견을 보여준 나 홀로 먹방투어, 느리게 살기 제주도 일주일은 기존 여행의 뒤집기를 보여준다. 선택은 역시나 독자들의 몫이다. 찍으시라. 떠나시라.
1. 저가항공 타고 ‘나도 간다 하와이’
니가 가라 하와이? 아니다. 이젠, ‘나도 간다 하와이’다. 똑같아 보이는 족발집이라도 원조의 품격은 다른 법. 하물며 해외여행 계에 하와이의 아성을 따라올 곳이 있으랴. 비행기 표가 비싸서 울며 겨자 먹기로 진짜 하와이 대신 동양권 짝퉁 하와이로 위안 삼아야 했던 대리만족은 이제 안녕이다. 주목하시라. 후끈한 하와이 대 격돌. 저비용항공사 최초 진에어가 인천-하와이 호놀룰루 노선에 취항하여 저가항공 장거리 노선 시대를 열고, 7월에는 하와이안항공이 일본 하네다공항-호놀룰루 직항을 띄운다. 도쿄 찍고 하와이여행을 노려볼만한 소식. 통상 저비용항공사가 뜨면 개업 발(?) 특가를 풀어놓기 마련이라 기존 항공사도 눈치작전에 돌입할 거고 항공료는 떨어지게 되어 있다. 거기에 유가 하락 소식이 이어지니 얼쑤, 하와이 여행이 호시절을 만나게 됐다.
▶ 하와이 즐기는 Tip = 하와이 여행의 핵심은 이웃섬 투어다. 다양한 이웃섬 투가가 가세함녀서 새로운 각도의 하와이를 재조명하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여행박사 내놓은 진에어 4박6일 자유여행은 최저 105만원 대부터. 가격만으로 보면 혁명이다. (070)7017-7893.
2. 고독한 미식가들이 사랑하는 도시 도쿄
먹방 쿡방이 뜨겁다. 여행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휴양형, 체험형 여행 사이를 비집고 먹방 여행이 절대 강자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나 홀로 여행과 먹방의 조합은 뜻밖에도 ‘천하의 부엌’ 오사카를 제치고 도쿄를 새롭게 부각시키고 있다. 요즘 도쿄 여행의 핵심 키워드는 ‘혼밥(나홀로 맛집 밥먹기)’이다. 2000년 만화 ‘고독한 미식가’가 출간된 후 벌어진 현상이다.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처럼 일명 나 홀로 맛집 탐방 ‘혼밥’을 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만화에 등장한 식당을 찾아가는 ‘맛집 순례 가이드북’까지 탄생했다. 세련된 레스토랑과 디저트 카페, 유행을 선도하는 쇼핑몰, 첨단 미술관과 갤러리가 가득한 도쿄에서의 미각 탐험은 든든한 뱃속처럼 영혼도 풍성하게 해준다.
▶ 도쿄 즐기는 Tip = 여행박사가 ‘젊음, 도쿄를 동경하다’ 프로젝트로 현지 맛집, 쇼핑, 나이트라이프, 외곽 전철 코스 등을 상세히 안내한다. 현지인들이 인정한 숨은 식당 소개가 알차다. 꽉 찬 일정의 1박2일 자유여행은 주말 밖에 휴가를 낼 수 없는 직장인들에게 인기 만발. 최대 4박5일 자유여행과 3박4일 패키지까지 여행 상품이 다양하다. (070)7017-7007.
3. 일주일쯤 제주도 살아보기
한 번쯤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 끝에 등장하는 제주도. 직장인 미생이라면 가끔 이런 상상을 한다. 어느 날. 잔소리 퍼붓는 부장에게 “에라이. 자식아” 욕 퍼붓고, 기분이다, 사표 한 장 내던진다. 그리곤 제주도 이주. 아, 그 자체로 유쾌 상쾌 통쾌하다. 1년쯤 휴직하고 제주도 직행. 봉급쟁이 신세가 발목을 잡지만 않는다면 당장 결행할 텐데. 하지만 현실은 현실. 줄이고 줄여 일주일쯤 제주도 살아보는 코스는 어떨까. 무릎 나온 체육복에 슬리퍼 찍찍 끌고 동네 한 바퀴, 시장에서 국수 후루룩 거리기. 그렇게 무위도식하다 보면 다시 강철 같은 회색도시와 싸울 힘을 얻게 될 테지.
▶ 제주도 즐기는 Tip = 여행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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