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오뚝이 역사는 한 번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게 됐다. 사재혁은 후배 폭행사건으로 자격정지 10년의 중징계를 받으면서 현역 은퇴의 기로에 서게 됐다.
대한역도연맹은 4일 오후 서울 SK핸드볼경기장 내 회의실(129호)에서 황우만 폭력 사건과 관련해 2016년 제1차 선수위원회를 열고 사재혁에게 자격정지 10년의 징계를 부과했다. 이번 선수위원회에 참석한 7명의 위원은 자격정지 10년인 사재혁의 징계 수위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연맹은 선수위원회 규정 제18조(징계)의 1호 1항 중대한 경우에 의거해 10년 자격정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선수위원회는 문제를 일으킨 선수에게 최소 3년 이상부터 영구제명까지 할 수 있다.
사재혁은 이번 징계에 대해 항소할 수 있다. 이의 제기는 2주 이내로 해야 한다. 그러나 후배 황우만을 폭행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사재혁이 이의를 제기한다 해도 징계 수위가 낮아질 지는 불투명하다. 또한, 최소 3년의 징계가 불가피한 만큼 사실상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과 2018 자카르타 아시아경기대회 출전은 어려워졌다.
사재혁은 1985년생이다. 올해 31세가 됐다. 중징계의 철퇴를 맞게 되면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기는 힘들게 됐다. 10년 뒤, 그는 40대다. 더 이상 바벨을 들기 어렵다.
↑ 2012 런던올림픽에서 오른 팔꿈치를 크게 다친 사재혁은 이후 오뚝이 역사의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그의 역사 인생은 더 이상 일어설 수 없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보통 다른 종목에서도 자격정지를 지도자까지 확대하는 걸 고려하면, 사재혁은 10년간 역도계에서 활동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사재혁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77kg급에서 깜짝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러나 4년 뒤 런던 올림픽에 출전해 바벨을 들다가 오른 팔꿈치가 뒤틀렸다.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렸으나 재기를 꿈꿨다. 그의 강한 의지에 ‘오뚝이 역사’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추락했다. 사재혁은 지난해 말 역도 후배들과 가진 송년회에서 후배 황우만을 폭행해 물의를 일으켰다. 황우만은 크게 다치며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밝혀지면서 사재혁은 비판과 함께 징계를 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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