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가 발표되면, 관심은 그 선수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모자로 어떤 팀을 선택하느냐에 쏠린다.
2016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게 된 켄 그리피 주니어와 마이크 피아자는 각각 시애틀 매리너스와 뉴욕 메츠 모자를 선택했다. 그리피는 신시내티, 피아자는 다저스에서도 오랜 시간을 뛰었지만, 이들의 선택은 시애틀과 메츠였다.
‘FOX스포츠’는 지난 9일(한국시간) 명예의 전당에서 이들과 같은 고민을 해야 했던 선수들을 소개했다.
↑ 그렉 매덕스는 소속팀 없이 명예의 전당으로 들어갔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러나 그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모자를 택했다. 1998시즌 이후 애리조나와 계약한 그는 1999년부터 2004년까지 103승 49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했다. 특히 2001년에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8번, 뉴욕 양키스에서 44번, 두 개의 영구결번을 갖고 있는 레지 잭슨은 양키스 모자를 쓰고 명예의 전당에 들어갔다.
경력만 놓고 보면 어슬레틱스 모자가 맞다. 그는 21년의 선수 경력 중 10년을 오클랜드에서 뛰었고, 1972년부터 1974년까지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양키스 소속으로 뛴 1977년 다저스를 상대로 치른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3홈런 5타점을 몰아치며 ‘미스터 옥토버’ 별명을 얻은 것이 결정타가 됐다.
데이브 윈필드는 뉴욕 양키스에서 1982년부터 1988년까지 7시즌 연속 95타점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이전 소속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택했다. FOX스포츠는 윈필드가 1969년 창단한 파드레스의 메이저리그 정착에 기여했었고, 조지 스타인브레너 양키스 구단주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보스턴 ?Ⅵ兩饔봇【�선발, 오클랜드에서 마무리로 활약한 데니스 에커슬리는 오클랜드를 선택했다. 칼튼 피스크는 보스턴과 시카고 화이트삭스 중에서 첫 11시즌을 함께 보낸 보스턴을 선택했다. 프랭크 로빈슨은 신시내티가 아닌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골랐다.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결정을 한 이는 놀란 라이언이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1969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메츠, 7차례 탈삼진 1위를 기록했던 캘리포니아 에인절스, 평균자책점 1위를 두 차례 기록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제쳐두고 마지막 선수 생활을 보낸 텍사스 레인저스를 택했다.
자신의 고향 텍사스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했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가 어린 시절 애스트로스팬으로 자라왔다는 것이다.
그래도 고민할 수 있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한때는 명예의 전당이 선수의 의사와 상관 없이 팀을 골랐다. 몬트리올 엑스포스와 메츠에서 뛰었던 개리 카터는 11시즌을 보내며 220홈런을 때린 몬트리올의 ‘M’이 새겨진 모자를 썼다.
엑스포스와 시카고 컵스에서 뛰었던 안드레 도슨은 6시즌을 보낸 컵스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지만, 명예의 전당은 엑스포스를 택했다. 그는 이에 대해 “심기가 뒤틀리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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