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시작을 일본 오키나와에서 보내고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의 야구 트레이너와 코치, 선수들이 모여 코칭과 트레이닝 노하우를 나누는 ‘키네틱 커넥트 XL(KinetIQ Konnect XL)’이라는 캠프에 초청받아 지난 6일 이곳에 왔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서로 다른 특성의 선수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각국 코치와 트레이너들이 연구하고 시도하는 여러 방법들을 들어보면서 한명의 좋은 선수가 탄생하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한미일 야구코치, 트레이닝 전문가들의 워크숍 캠프에 참가한 최원호 위원이 7일 코칭철학에 관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최원호 위원 제공 |
기량의 성장이 최고의 퍼포먼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선수들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스포츠과학은 세 가지 지원의 조화를 강조한다. 첫째 기술 훈련을 담당하는 코칭, 둘째 섬세하게 몸과 컨디션을 관리하는 트레이닝, 셋째는 심리적인 안정과 멘탈을 강화하는 심리 상담이다. 좋은 기술을 건강한 몸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실전에서 펼쳐 보일 수 있어야 비로소 최선의 기량이 완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명의 선수를 둘러싸고 세 분야의 전문가가 각각 전문적인 관리를 하면서도 통합적으로 서로 정보와 방법을 공유하고 협의하는 케어가 이상적인 시스템일 것이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황금비율’로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다. 각 프로 리그의 특성에 따라 어느 곳에서는 선수단 육성이 기술훈련 위주이고, 어느 곳에서는 심리상담 파트의 목소리가 크기도 하다. KBO 각 구단 역시 이상적인 ‘삼각편대’에 대해 더 고민해 봐야한다는 느낌이다.
미국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컨디셔닝 코치, 일본 주니치 드래곤스의 배터리 코치 등 이곳에서 만난 각 리그 코치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저마다 남들의 경험과 의견에 귀를 열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모습에 느낀 바가 많다. ‘야구 선진국’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앞세우기보다 다양한 임상과 남들의 노하우에 관심들이 많았다.
한국이 초대 챔프에 올랐던 ‘프리미어12’ 대회를 치르면서 우리 야구의 선전과 성장에 크게 감격했지만, 한편으론 일본의 특급 투수들을 한없이 부러워하는 국내 팬들의 아쉬움에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겸허하게 고개를 숙여야 했다. 우리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 자원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육성에 관한한 우리 야구가 더 부지런하게 변하고 발전해야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선수들만큼이나 코치도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외국인선수 만큼이나
그라운드를 달리는 최고의 ‘팀’을 만들어 내기 위해 더그아웃을 채워야 할 또 하나의 최고의 ‘팀’. 새 시즌, 각 팀의 코칭 시스템이 만들어낼 하모니를 기대해본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