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는 앞으로 10년간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세웠다. 2016년은 그 토대를 쌓기 위한 내실을 다지는 첫 해다.
넥센은 새로 탈바꿈하고 있다. 완전히 뜯어고칠 정도는 아니지만 ‘뉴 넥센’이라고 불려도 될 정도로. 다양한 프로젝트도 동시 진행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지대를 튼튼히 한다. 그리고 토양을 고르게 해서 새 싹을 틔운다.
빈자리는 새 얼굴로 메운다. 단기적인 그림이 아니다. 장기적인 그림이다. 일단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책임지던 4번타자는 대니 돈이 맡는다. 그러나 넥센은 제2의 박병호, 새로운 4번타자 만들기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한다.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뒷문지기도 매한가지. 넥센은 예상치 못한 손승락(롯데 자이언츠)의 이적 및 한현희의 수술로 필승조를 분해했다. 마무리투수 후보 1순위였던 조상우는 앞으로 이동, 4선발로 보직이 바뀌었다. 그리고 새로 조립한다. 그 중심에 김세현(김영민)이 있다. 그는 새로운 마무리투수로 이보근, 김택형 등과 뒷문을 단단히 해야 할 임무가 주어졌다.
↑ 새 이름을 듣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김세현, 마무리투수라는 새 옷도 그에게 잘 어울릴까. 사진=MK스포츠 DB |
집단 마무리가 아닌 1인 마무리 체제다. 염 감독은 한 명에게 맡기는 게 가장 낫고 올바르다고 설명했다. 김세현을 크게 신뢰한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김세현이 올해 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넥센의 뒷문을 책임진다.
김세현은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에서 완봉승(2015년 9월 5일 SK 와이번스전)을 거뒀다.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갖고 있다. 앞문에서 뒷문의 이동은 한현희 수술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김세현이 다시 앞문으로 갈 가능성은 낮다. 조상우는 시기가 앞당겨졌을 뿐, 선발투수가 될 수순이었다. 즉, 김세현의 보직 이동은 임시방편이 아니다. 고정 마무리투수가 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다.
염 감독은 지난 3년간 스프링캠프에서 만든 설정이 계획대로 된 게 40%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래도 그 40% 안에 마무리투수 김세현의 연착륙 시나리오가 포함되어야 한다. 염 감독도 “김영민이 마무리투수로서 꼭 성공하기 바란다”라며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피력했다.
여러 차례 기회를 놓쳤다는 김세현도 이제 마무리투수로 자리를 잡고 싶은 열망이 크다. 한 시즌이 아니라 오랫동안 넥센의 승리를 지키는 수호신을 꿈꾼다.
김세현은 “난 어느덧 투수조의 중고참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잘 해놓은 게 없었다. 이제부터 보여줘야 할 때다. 감독님과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 ‘항상 자신감을 잃지 말라’라고 조언해주셨다”라며 “솔직히 부담도 된다. 마무리투수로 변신하기 위해 준비할 것도 많다. 그러나 그만큼 욕심도 있다. 열심히 잘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도 마무리투수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 마음을 가슴에 품었던 터라, 내게 이렇게 엄청난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다. 그리고 반드시 내가 잡아야 한다”라며 이를 악물었다.
타자를 압도하는 마무리투수가 되고 싶다는 김세현은 구체적인 세이브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중요한 건 마무리투수로 잘 변신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과정이기도 한 스프링캠프가 그에게 매우 중요하다
정규시즌이 개막할 즈음에는 새 이름만큼 새 옷도 남들이 보기에 익숙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만큼 겨우내 피땀을 흘릴 예정이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 최대한 실점을 줄이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만 된다면, 넥센의 장기 프로젝트 하나는 성공적으로 진행될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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