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김성근 한화 감독은 지난 15일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일본 고치로 출국 전 서산 캠프에 부재중 메시지를 남겼다. 훈련을 모두 소화 가능할 정도의 몸 상태를 만들어야 고치로 부르겠다는 것. 동시에 ‘나’가 아닌 ‘우리’를 강조했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책임감을 보여주길 바라는 속내였다.
김 감독은 몸 상태가 충족만 된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고치로 데려오겠다고 공언했다. 서산에 남은 베테랑 주력 선수들에 희망의 메시지도 남긴 셈이었다. 서산 캠프는 지난 16일부터 본격적으로 문을 열었다. 야수진에서는 전년도 주장 김태균을 포함해 이용규, 김경언, 최진행, 김회성, 조인성 등이 남았다. 투수진에서도 FA로 영입된 정우람과 심수창을 포함해 송은범, 배영수, 송신영 등 이름값 있는 베테랑들이 잔류했다.
↑ 김성근 한화 감독의 부재중 메시지가 통한걸까. 한국에 잔류한 베테랑들의 서산 엑소더스가 시작됐다. 사진=곽혜미 기자 |
사실 베테랑들은 각자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시기가 다르다. 특히 이용규와 정우람 같은 경우 지난 시즌 후 국제 대회인 프리미어12까지 참가했다. 캠프 시작부터 김 감독이 원하는 몸 상태까지 만들기 어려운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만약 준비가 제대로 안 된다면 기약 없는 기다림을 할 수도 있다”는 김 감독의 경고에 한 치의 게으름도 있어서는 안 됐다.
서산 캠프가 문을 연 지 3일 째 되는 날에 뒤늦은 고치 캠프 초청장이 날아왔다. 서산 ‘엑소더스’가 시작된 것. 지난 19일 이미 고치로 건너 간 첫 번째 탈출의 주인공들은 투수 심수창과 외야수 장민석, 이성열이었다. 서산 캠프에서 가장 먼저 김 감독의 ‘OK’를 받았다. 특히 김 감독은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심수창에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스프링 캠프에서 면밀히 관찰해 보직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베테랑들의 서산 탈출 러시는 계속 된다. 21일 두 번째로 고치에 합류할 선수들은 포수 조인성, 외야수 이용규, 투수 송신영이다. 한국 나이로 불혹을 넘은 조인성과 송신영은 젊은 후배들과 살아남기 위한 경쟁에 뛰어든다. 이용규도 지난 시즌 아쉬움을 씻기 위한 진정한 첫 걸음을 뗀다. ‘캡틴’ 정근우와 테이블 세터진에서의 맹활약은 올 시즌 한화의 키포인트 중 하나다.
이렇게 몸 상태가 올라온 베테랑들이 서산을 탈출함과 동시에 고치 캠프의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고치 캠프에는 김 감독의 지휘 하에 많은 젊은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한 줄기 희망을 위해 지옥 훈련에 임하고 있다.
김 감독은 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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