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이상철 기자] 1년 전, 26세의 고종욱은 처음으로 미국 애리조나주를 방문했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19순위로 넥센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은 그는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동료들이 부러웠다.
프로 입문 시기가 늦고(한양대 졸업) 상무 입대에 따른 것이나 원체 보여준 게 없었다. 프로 통산 62경기 출전. 대부분 교체 출전이었다. 그런 고종욱이 2015년 1월 애리조나를 찾았다. 팀 내 입지가 커진 건 아니다. “주 백업 요원조차 아니었다”라는 그는 애리조나 공기를 마실 ‘기회’를 준 코칭스태프에 감사함을 표했다. 그리고 ‘멋지게’ 보답했다.
지난해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 126안타 10홈런 51타점 22도루를 기록했다. 100안타만 쳐봤으면 좋겠다던 그는 목표치보다 26개를 더 때렸다. 모든 게 커리어 하이. 첫 경험한 가을야구에서도 펄펄 날기까지 했다. 이 같은 활약에 연봉은 3100만원에서 77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인상률 148.4%.로 김하성(300%), 조상우(150%)에 이어 팀 내 세 번째로 높다.
↑ 150안타-30도루를 기록하고 싶다는 고종욱의 2016년 진짜 목표는 ‘인정받기’다. 사진(美 서프라이즈)=옥영화 기자 |
팀 내 입지도 커졌다. 고종욱은 주전급이다. 염경엽 감독은 고종욱을 지명타자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스피드 야구’로 색칠 중인 넥센에서 발 빠른 고종욱의 역할은 중요해졌다. 고종욱은 지난해 22도루로 팀 내 1위였다. 지난해 감을 익히고 노하우를 깨달은 뒤 도루 성공률이 높아졌다. 테이블세터를 맡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올해는 더 많이 뛰며 공격의 활로를 열어야 한다.
고종욱은 “(돌격대장으로서)부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올해는 정말 잘 해야 한다. 3년 연속 꾸준하게 활약해 인정을 받아야 한다. 첫 번째 단추(2015년)는 잘 끼웠으나 두 번째 단추(2016년)도 잘 끼워야 한다. (외야가 넓은)고척돔은 내 스타일에도 잘 맞을 것 같다. 직접 많이 뛰어본 데다 정수성 주루코치님께 배우면서 학습 효과도 커졌다. 삼진 비율을 낮추고 볼넷 비율을 높이면서 원 히트 투 런 등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내 나이도 적지 않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잘 했지만 더 잘 해야 한다. 인정을 받았으나 더 큰 인정을 받아야 한다. 아직은 ‘반쪽’이다. 고종욱은 외야수도 맡으나 주로 지명타자를 뛴다. 타격, 베이스러닝에 관해 높은 평가를 받는 반면, 상대적으로 수비는 부족하다는 것. 유한준(kt 위즈)의 이적으로 외야 자리가 하나 비었는데, 넥센은 이택근-임병욱-대니 돈 체제로 꾸릴 계획이다.
고종욱은 “아직까지 주전 외야수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수비 실력을 키우기 위해)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경쟁을 하면서 내가 (코칭스태프에게)보여줘야 한다. (1년 뒤에는)넥센의 주전 외야수가 되는 게 꿈이다”라고 전했다.
고종욱의 2016년 목표는 ‘인정받기’다. 타율 3할을 치고 도루도 30개 이상은 기록하고 싶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는 건 당연한 옵션. 고종욱은 “(백업 요원이던)예전에는 100안타조차 높은 산 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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