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를 뜻하는 WAR(Wins Above Replacement)는 최근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선수 평가 종합 지표다. 물론 WAR로 선수의 모든 가치를 설명할 수 없다. 다만 가장 객관적인 지표인 것은 맞다. 주관적 평가를 덜어두고 통계를 통해 10구단의 선발 마운드가 얼마나 변화될 지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면, 한 선수의 WAR가 1.50이었다면 해당 선수는 대체선수에 비해 팀에 1.5승 정도를 더 안겨줬다는 뜻이다. 이를 투수에게 적용하면, 각 팀 선발 투수들의 WAR 총합으로 대략적인 선발진의 높이를 살펴 볼 수 있다. 다만 아직 10개 구단 선발진 구성이 완료 되지 않은 점을 감안, 이적과 부상 발생 등으로 변화가 생긴 현 시점 상황과 지난해 활약상을 기준으로 분석했다.
(자료 출처: 스탯티즈)
↑ WAR를 통해 10구단 선발 마운드를 살펴봤다. 사진=MK스포츠 DB |
▶ 선발 <1> : 토종 vs 외인 vs 안정감
지난해 WAR 기준 토종 1위 KIA와 외인 1위 NC 마운드가 눈에 띈다. 거기에 추가로 토종과 외인 선수들이 고르게 구성된 두산까지 세 팀이 ‘선발 빅3’로 꼽힌다.
KIA는 토종 3명 기준으로 WAR 총합이 가장 높은 마운드를 구성하게 됐다. 6.39로 리그 2위였던 양현종과 올해 선발로 복귀하는 윤석민(4.63)과, 가능성을 보인 임준혁(2.62)까지 3명 도합 WAR가 13.64로 단연 토종 1위였다. KIA는 이외에도 거물 외인 헥터 노에시와 국제대회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지크 스프루일까지 선발진 구성을 마쳤다. 단연 올 시즌 최강 선발 후보 중 한 팀이다.
NC는 외인 도합 WAR 1위 원투펀치를 고스란히 유지했다. 지난해 해커가 전체 1위인 6.55, 스튜어트가 4.60을 기록, 2명의 합계가 무려 11.15에 달했다. 단연 외인 도합 1위. 2위인 롯데의 린드블럼(5.95)+레일리(3.91)의 총합 9.86과도 격차가 꽤 컸던 외인 최강 원투펀치였다. 비록 손민한(1.87)이 은퇴했지만 토종 이태양(3.11)과 이재학(2.61)까지 버티고 있어 토종과 외인들의 전체 조합까지 훌륭하다. 지난해 선발 도합 WAR가 가장 높았던 팀 역시 NC였다.
두산은 지난해 외인들의 활약이 미비했다. 더스틴 니퍼트(1.86)가 부상으로 부진했고 스와잭(1.45)과 마야(0.18)가 큰 도움이 못됐다. 그럼에도 유희관(4.33)과 장원준(3.50) 토종 원투펀치는 든든히 팀을 지켰다. 꾸준한 활약을 했고, 지난해 더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올해도 기대를 걸 만하다. 부상에서 회복한 니퍼트, 새롭게 영입한 마이클 보우덴의 외인 2명에 더해, 이현호(1.73), 노경은(0.64), 허준혁(0.60), 진야곱(0.10) 등의 5선발 후보군도 많다.
▶ 선발 <2> : 변수 많은 마운드
삼성은 5인 로테이션 기준으로 지난해 NC(18.74)에 이어 도합 WAR 2위를 기록한 막강 선발진을 자랑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그야말로 완전한 물음표다. 원정 도박 파문으로 전력 구성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팀 선발 1위였던 윤성환(5.30)의 거취가 불분명하고 2위 피가로(4.72)와는 결별했다. 거기에 추가 수사결과에 따라 선발 3위 차우찬(3.35)도 불펜으로 이동할 수 있다. 추가로 팀 6위(선발 4위)였던 클로이드(2.34)와도 결별했다. 자칫하면 지난해 선발 WAR 1~4위 투수가 모두 빠진 채로 2016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다. 4명의 도합 WAR가 무려 15.71에 달한다.
넥센도 변수가 많다. 지난해 리그 3위 WAR를 기록한 밴헤켄(6.02)이 일본으로 이적했다. 존재감이 단순한 1선발 이상의 절대적인 에이스였다. 그런데 한현희(2.72)마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19홀드를 올렸던 조상우(3.70)가 선발로 보직을 변경했지만, 외인과 토종 대들보가 1명씩 빠진 빈자리가 크다. 피어밴드(3.28)는 잔류시켰고 새 외인 로버트 코엘로를 영입해 가능성을 보인 양훈(1.28)을 포함, 완전한 새 판짜기에 나선다.
FA 시장에서 구원투수 최대어 정우람을 잡은 한화 선발진도 물음표가 많다. 무엇보다 단 10경기서 눈부신 활약을 한 로저스(2.96)를 잔류시킨 것이 가장 큰 이슈이자 호재다. FA로는 심수창을 잡았고, 보류선수 명단에서 풀린 이재우도 데려왔다. 경험을 더하고 예비자원을 늘리는데는 성공했다. 거기에 안영명(1.70)-김민우(0.93)-송은범(0.40)까지 후보군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물음표가 많다. 팀 WAR 3위 투수 탈보트(2.81)와 결별하고 새로운 좌완 외인투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 선발 <3> : 안정 혹은 대수술 통한 도약 모색
LG는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던 선발진을 대부분 유지했다. 소사(4.91)-우규민(4.52) 원투펀치의 위력은 타 구단에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기복이 있었던 루카스(2.61)는 끝내 결별을 택했다. 임정우(2.09), 류제국(1.71)의 활약에 따라 높이가 좌지우지 될 수 있다. 불펜으로 나서 0.64라는 최악의 WAR를 기록한 봉중근은 선발로 돌아간다. 추가로 영입될 1명의 외인이 어떤 투수가 될 지도 핵심 변수다.
롯데는 효자외인 원투펀치 린드블럼(5.95)과 레일리(3.91)를 일찌감치 잡은데 이어 FA로 풀렸던 3선발 송승준(2.43)까지 잔류시켰다. 1~3선발까지는 확실히 계산이 서는 롯데지만, 이후부터 고민이다. 박세웅(0.85)의 성장과 이재곤(-0.09)-진명호의 자리 잡기, 고원준의 성공적인 복귀 등이 성공 키를 쥔 이슈다.
SK는 지난해 선발진의 틀을 거의 그대로 가져간다. 켈리(4.61)와 재계약해 김광현(4.28)과 원투펀치를 유지했고, 세든(1.16)도 붙잡았다. 박종훈(2.01)의 성장세와 한국 복귀 2년째 세든의 활약에 마운드 명운이 달렸다. 수년간 난항이었던 5선발 찾기가 과제다. 더해 정우람과 윤길현이라는 불펜 에이스들을 잃은 여파가 선발진에 어떤 식으로 미칠 지도 체크포인트.
kt는 외인 투수 전면 교체 3명 체제라는 과감한 선택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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