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33) 9단이 인공지능 컴퓨터와 세기의 대결을 펼친다.
도전자는 구글의 ‘알파고’(AlphaGo)라는 바둑 인공지능 컴퓨터로 승자는 100만 달러(한화 약 12억원)을 가져간다.
알파고는 유럽 바둑 챔피언에 올랐던 중국계 프로기사 판후이와의 5번기에서 5승 무패로 승리한 적이 있다.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그룹 ‘딥마인드는’ 27일(현지시간) “알파고의 다음 상대는 지난 10여 년 동안 세계 최고의 기사로 인정받는 이세돌 9단”이라며 오는 3월 서울에서 대국이 열린다고 예고했다.
세부 일정은 2월 말 확정된다.
이세돌 9단은 네이처지에 “인간 프로기사에게 대등하게 도전하는 컴퓨터와 대국하게 돼 영광”이라며 “최소한 이번 대국은 이길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알파고에 프로 기사들의 대국 장면 3000만개를 입력한 뒤, 알파고 스스로 대국을 진행하며 경험을 쌓도록 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수를 둬야하는지 알아서 익히도록 한 것.
판세를 읽을 수 있는 이미지 인식 기술을 도입했고, 불리한 방향이라고 판단하면 그와 관련한 모든 경우의 수를 배제할 수도 있다.
구글 측은 알파고의 실력이 프로 5단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판후이 2단과의 대국을 감안한 분석이다. 이 대국에서 알파고는 한 번은 두집 반 승, 네 번은 불계승(한쪽이 경기를 포기하는 것)을 거뒀다.
하지만 바둑계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도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이하진 국제바둑연맹 사무국장은 “알파고가 기존 바둑 프로그램을 앞서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얼마나 더 센지는 현재로서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규병 9단은 “알파고가 프로 기사들과 상대하려면 2~3점을 먼저 깔고 두는 접바둑이 적당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정윤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