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투산) 이상철 기자/옥영화 기자] ‘155K’ 원종현(29·NC 다이노스)이 마운드 위에 섰다. 그리고 다시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1년 전 그를 살렸던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NC는 29일(이하 한국시간) 투산의 에넥스 필드에서 변함없이 스프링캠프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오전 훈련에는 9명의 투수가 불펜 피칭을 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원종현이었다. 항암 치료를 마치고 프로야구선수로 복귀 수순을 밟고 있는 그는 이날이 캠프 첫 피칭이었다.
1년 전 에넥스 필드의 불펜에서 그는 갑작스런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국내 조기 귀국 이후 대장암 진단. 청천벽락 같은 소식이었으나 그는 꿋꿋하게 이겨냈다. 그리고 몸을 만들어 스프링캠프 참가자 57명의 1명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이날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1년 만에 첫 피칭이었다. 살 떨렸다. 원종현은 “생각이 많았다.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던져야 할 지. 긴장돼 잠을 잘 못 이뤘는데 생각보다 잘 던진 것 같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원종현의 투구수는 30구. 그의 오른손을 떠난 공은 포수 김태군의 미트에 들어갔다. ‘팡~’ 큰소리가 울렸다. 김태군은 “어후~좋다. 나이스 볼. 회전이 더 좋아졌어”라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원종현은 이에 “(김)태군이가 그냥 좋다고 해준 거다”라며 쑥스러워했다.
원종현은 캠프 내내 투수조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다른 투수와 100% 같은 훈련량은 아니다. 치료는 끝났지만 관리가 중요한 원종현의 몸이다. 때문에 원종현은 스스로 조절을 하고 있다. 최대한 따라가면서.
원종현의 힘찬 투구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잘 하든 못 하든, 그가 다시 마운드에 서는 것만으로도 감동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태군도 “(원)종현이형의 공이 그대로다. 오늘 피칭의 내용이 중요한가. 피칭을 했다는 의미가 크지 않은가. 오늘 마운드에 다시 선 종현이형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후배로서 많은 걸 보고 배운다”라고 밝혔다.
원종현의 희망투는 계속된다. 원종현은 오는 31일 두 번째 피칭을 할 예정이다. NC는 2월 2일부터 자체 청백전을 갖는다.
원종현은 지난 15일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욕심일지 모르나 KBO리그 개막전부터 뛰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 꿈을 향해 한 걸음
원종현은 “몸이 되는대로 차근차근 준비하겠다. 다음은 잘 모르겠다. 일단 다음 피칭부터 잘 해야 할 것 같다”라며 “실력이 돼야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겠나. 그래도 희망은 그렇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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