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경찰이나 검찰을 통해 혐의가 입증될 경우 그에 따른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다.”
안현호 삼성 단장이 지난해 팀은 물론 KBO리그를 뒤흔들었던 ‘원정도박 파문’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혐의가 입증될 경우 그에 따른 응당한 후속조치를 취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 안현호 삼성 라이온즈 단장(좌)이 김인 전 삼성 사장(우)과 함께 류중일 감독의 400승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다들 한 바퀴를 얼마나 잘 달렸을까. 그리고 더 잘 달리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프로야구 10개 구단 단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들의 솔직한 자평을, 그리고 스케치 중인 밑그림을.<편집자 주>
▲2015년 : 사상 초유의 정규시즌 5연속 우승, 그리고 KS 준우승
삼성 라이온즈는 2015년 사상 초유의 정규시즌 5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뒀다. 비록 통합 5연패는 이루지 못했지만 한국야구 역사에 길이남을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 것은 분명하다. 또한 144경기 체제로 치러진 페넌트레이스의 초대 우승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규시즌 우승보다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더 조명하는 특성상 그 빛이 상당히 가려졌던 것은 사실이다. 안현호 삼성 라이온즈 단장은 ‘쉬운 우승은 없었다’는 말로 그간 삼성이 기울였던 왕좌의 노력을 설명했다.
안 단장은 “매년 전력이 이탈한 가운데서 육성을 통해서 팀을 이끌어왔다. 지난해도 마찬가지로 전력누수가 있었고, 해마다 전력이 약화되는 면도 있지만 선수단이 힘을 모아서 최초의 성과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이 더 높이 평가되는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서 평가절하 당하는 ‘우승’이라는 가치에 대해 아쉬움을 종종 토로하곤 한다. 한국야구 역사에 의미있는 또 하나의 이정표를 남긴 삼성의 지난 시즌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데 대한 내부의 서운함은 남아있었다.
사실 삼성을 뒤흔든, 사건은 따로 있었다. 바로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터져 나온 원정도박 파문이다. 삼성의 임창용(보류명단 제외), 윤성환, 안지만, 오승환(세인트루이스)까지 4명의 전현직 삼성 투수가 마카오에서 불법 원정도박을 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 결국 삼성은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을 엔트리서 제외한 채로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그 여파는 남았고, 삼성은 해당 선수들의 전력 공백을 준우승으로 실감해야 했다.
안 단장은 “일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죄송하다. 삼성 라이온즈를 아껴주시는 팬분들께도 실망을 안겨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거듭 사죄의 뜻을 전했다.
이어 “그 부분 때문에 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쳤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승부의 세계에서 변명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14년만에 우승을 거둔 두산이 빛나는 승자였다”며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시련에 빠졌지만 그것을 계기로 재도약의 발판을 삼아야 한다”며 통렬한 반성과 함께 뼈를 깎는 자성의 노력을 강조했다.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삼성이 줄곧 취해왔던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입장은 고수한다. 단 혐의가 밝혀진다면 확실히 징계를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안 단장은 “경찰수사를 지켜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혐의를 증명할 수 있는 아무런 조사결과가 없는 상황에서 판단을 내릴 수 없다. 결과가 나오면 그것에 따른 후속조치가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 시즌 삼성은 프로야구 원년부터 사용했던 대구시민구장 시대를 마무리하고 대구시 수성구 연호동에 조성한 새 구장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새 출발한다. 안 단장은 “구장의 마무리 작업에 구단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과거의 시민구장이 가장 낙후된 구장이었는데 그에 비해서 최신식의 야구장 시대를 열면서 팬들이 마음껏 야구를 즐길 수 있게 된 점에 대해서 반갑다. 또 한 편으로는 그동안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팬분들께는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안 단장은 “선수단의 경기력 향상과 함께 관중들의 편의 및 안전 증대를 2016 시즌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완공을 앞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직접 취재해 본 결과 관중 편의를 위한 다양한 시설들이 완비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곳곳에서 관중들의 안전을 고려한 세심한 노력도 돋보였다.
또 하나의 변화는 삼성 라이온즈가 올해부터 그룹내 다른 모든 스포츠 구단들과 함께 제일기획 산하의 ‘삼성 스포츠단’에 통합된 것. ‘제일기획 시대’로 불리는 일련의 변화들에서 삼성의 지향점은 무엇일까. 안 단장은 ‘자생’을 말했다. “제일기획은 대주주이며 삼성 라이온즈는 독립법인으로 운영된다. 경제상황이 급변할 때 스포츠단이 가장 먼저 위축된다.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로 프로구단도 명멸한 역사가 있다”면서 “야구단이 언제까지나 모기업으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으면서 안주하긴 어렵다. 야구단 자체가 영속성을 갖기 위해선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야구단이 당장 흑자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올해의 모습들은 변화의 과정으로 지켜보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
포커스가 ‘경제성’에만 쏠리는 것은 경계했다. 안 단장은 “때마침 우리가 신축구장이라는 좋은 컨텐츠를 갖게 되면서 다변하는 스포츠현실에 맞춰서 더 많은 변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비용절감이라는 목표로만 보기보다는 야구전문기업이라는 영속성을 얻기 위한 노력으로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간 삼성 프런트는 묵묵하고 화끈한 지원. 소신있고 원칙있는 육성이라는 구단 철학을 지켜나가는 뚝심. 현장 간섭 일체 배제 등의 1등 프런트 다운 행보를 보였다. 삼성이 수많은 우승을 통해 명문으로 거듭난데에는 그 공이 매우 컸다는 것이 야구계의 일반적인 시선이다.
안 단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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