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호주, 시드니) 김원익 기자] 캠프 내내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기후만 놓고 보면 두산이 1차 전훈지 장소 선정의 최종 승자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다.
두산은 지난달 15일부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블랙타운에 위치한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 1차 전훈 캠프를 꾸렸다.
애초엔 자의에 의한 최상책보다는 타의에 의한 차선책에 가까웠던 장소였다. ‘오오타니 쇼헤이 유탄’의 영향으로 어쩔 수 없이 쓰게 된 곳에 가깝다. 그런데 미국 지역의 이상기후와 아시아의 한파 등의 영향을 피해가면서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후 환경이 조성됐다. 날씨는 그야말로 최상이다.
지난해 두산은 애리조나 피오리아에 1차 캠프를 꾸렸다. 평균기온 20도 내외의 온화한 기후에 더해 메이저리그 구단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사용하는 시설의 우수성 등 전훈지로 모자람이 없는 안성맞춤의 장소. 올해 스프링캠프 장소로 구두계약을 했을 만큼 선수단 내부의 만족도가 높았던 곳이 애리조나 캠프였다.
↑ 두산 베어스 선수단의 1차 전훈이 열리고 있는 호주 시드니는 캠프 기간 내내 따뜻한 기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그래서 택한 곳이 호주. 과거 2000년대 초중반까지 국내 프로구단들이 전훈지로 이용했던 장소였지만 한동안은 잊혀진 곳이었다. 두산 프런트가 발상의 전환을 하면서 다시 물색한 장소가 호주였다.
1월 한 낮 최고 기온이 25도 중반에서 30도까지 올라가는 호주는 낮 시간대에 훈련을 하기에는 다소 무더운 것이 사실. 그러나 큰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국내에서 캠프를 일부 소화한 KIA나 일본 고치에 캠프를 마련한 한화보다는 기후가 훨씬 따뜻한 편에 속했다.
1월 한파가 몰아친 한국은 물론, 일본 고치 지역도 1월 평균 최고기온 11.9도, 최저 기온 1.6도로 상당히 추웠다. 일본 등을 고려했던 두산의 입장에서는 추운 동아시아 지역을 잘 피해간 셈이 됐다.
롯데, 넥센, NC, KIA, LG, kt가 캠프를 꾸린 애리조나 보다도 오히려 기후 사정은 더 나았다. 지구촌 전역에 퍼진 한파 영향을 받아 애리조나까지 이상기후를 보였다. 1월말 2월 초 기온이 뚝 떨어져 훈련 스케쥴에 차질을 빚을 정도였다. 강수량이 적은 곳으로 유명한 사막지역에서 비가 쏟아지는가 하면 눈이 내릴 정도로 기온이 낮았다. 일부 구단들은 자체 청백전을 취소하고 실내로 훈련을 조정하는 등 촌극을 빚었다. 플로리다 또한 애리조나보다는 상황은 나았지만 최저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등 예년보다는 다소 쌀쌀한 날씨였다.
↑ 기후 변화가 크지 않은 두산의 전훈지 호주 시드니. 그래픽=이주영 기자 |
삼성이 1차 캠프를 소화한 괌 역시 기후 변화는 크지 않지만 평균 최고 기온이 29.4도, 낮 기온이 30도 중반에 육박하는 등 호주보다 더 더운 편. 결국 기후 조건에서는 호주가 최종승자가 된 셈이다.
두산 관계자는 “낮에는 약간 더울 수는 있지만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데는 최적의 기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하늘이 돕고 있는(?) 두산 캠프의 운을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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